그녀의 다리. 그녀들의 다리. 나였던 다리.

괴산가느라 터미널 가는 지하철을 탔는데, 바로 앞에 있는 아가씨의 다리가 눈에 들어왔다. 허벅지부터 종아리까지 근육이 거의 없는 듯 약간 있는 듯, 뼈의 모양이 그대로 보이는 늘씬한 다리다. 그리고 내 다리를 내려다 봤다. 나란히 놓고 보니 내 다리는 육상선수인 것 마냥 무척이나 튼튼하고 실해보였다 +_+ 아, 나 지금 정말 괜찮다.

지금 내 다리는 두시간 정도는 걸을 수 있는 만큼의 근육이 붙어있고, 이 근육은 날마다 쓰고 있으니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밥을 잘먹으면서 운동하니까 골밀도도 촘촘하겠고, 부피만큼 무게도 나가겠다. 그러니 다시 못(안)먹고 못(안)움직여서 만들어지는 가느다란 다리, 요정같이 가벼운 몸은 될 수 없겠다. 애초에 그렇게 될 수 없는, 되지 않으려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여기서 몸이 더 안좋아질래야 안좋아질 수가 없다.

(여러번 정리했지만 또 정리하면)
때맞춰 꼬박꼬박 세끼 밥도 한약도 잘먹고,
날마다 산책하고 있고,
머리를 대면 쿨쿨 잘자고,
생활 반경도 고만고만하고 관계도 적고,
그 다음 일 그 다음 수업이 있어서
일상이 리듬을 타니,
기운이 빠져나갈, 더 나빠질 조건이 없다.

남은 건 이대로 생활의 리듬을 타면서
몸을 보하고 마음을 잘 쓰는 것 정도일까.


아침마다 체중을 체크하는데
이제 더 내려가지도 올라가지도 않는다 :-D
한달동안 거의 변동이 없고,
표준체중에 약간 못미치지만 거의 표준이다.
딱 봤을 때, 안스럽고 불쌍해 보이는 단계를
어느 순간 훌쩍 뛰어넘은 것 같다. 아하하.


한줄 요약 :
성실한 생활을 증명하는 것 같은
건강한 내 다리에
문득 감탄해서 남기는 일기 ㅋ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교에서  (0) 2016.06.07
나무막대기도 아니고  (0) 2016.06.05
찬양의 기술  (0) 2016.05.31
몇분과 그 나머지  (0) 2016.05.26
제가 발표하겠습니다.  (0) 2016.05.20

'아효 오글오글했구나' 하다가
'요런 오글오글한 애정표현이 나의 큰 매력!' 하고
얼른 바꿔서 생각하는 순간
부끄럼이 사라지고 너도나도 큰 웃음이 ㅋ

심지어
'좀 더 한껏 오그라들 수 있는 찬양의 표현을
갈고닦아야겠어.' 까지 간다 :-D

내 찬양의 기술은,
진정성과 낯두꺼움이 오묘하게 균형잡힌 설레발 :-D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무막대기도 아니고  (0) 2016.06.05
괜찮다, 내 다리.  (0) 2016.06.05
몇분과 그 나머지  (0) 2016.05.26
제가 발표하겠습니다.  (0) 2016.05.20
여자개그맨  (1) 2016.05.16

격하게 반가워하면서 또 만났다 :-D



형제 :-D



온유 뒤에서 숨어서 잔뜩 웃는 한결 ㅋ

몸은 안보여도 눈아래 보조개는 다 보인다 ^^


고양이손 다그렸다!

신이나서 실룩샐룩 실룩샐룩

엄마를 향해 머리부터 급 돌진! 우다다다 (무서움ㅠ)


"퍽"

"히잉 히잉"

온유멧돼지도 세게 부딪히면 아플 수 있다!

다행히 카메라도 무사하고 ㅋㅋ

  


그동안 한결이는 뭔가 스윽 스윽 그리더니



"이게 내 얼굴이야! 사진찍어줘 아하하!"

'마주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랑형제 과천방문  (0) 2016.08.18
뭐 그런걸 가지고  (0) 2016.06.10
보름달, 밤마실, 두발자전거  (0) 2016.05.25
어린이날  (0) 2016.05.08
꿈터생일날  (0) 2016.05.0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