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쁘나샘의 생활기를 보면
결혼생활에 아주 희망이 없는 것 같지는 않아서
고맙다.

쁘나샘이 시험치고 오는 동안
재현샘은 커텐 빨고, 집 정리하고 있었다고.
곰팡이세제 사다 화장실 청소하고, 같이 밥 해먹었다고.
친구랑 사는 것 같다고.
쁘나샘네를 보면 저런 게 사랑이고 가족이지 싶다.



독립한지 4년차가 된 지금도
예전 생활을 생각하면 숨이 막힌다.



한사람의 삶을 갈아 넣어 유지되는
겉핥기 평화가 얼마나 가겠나.

생활 공간을 정돈하는 것이 자기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
함께 생활하는 습관이 몸에 배지 않은,
함께 생활하는 사람의 상태에 무감각한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자체가 고통인 걸 안다.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남녀의 성역할 구분을 한다 해도
그런 것을 의심하지 않고 당연하게 받아들여
결혼생활에 대한 생각도 거기서 그치는 것이
평범한 보통의 개인이라면,
이 사회에서 나는
평범한 보통의 제도안의 가족을 만들 수가 없겠다.

이 사회 기준으로 평범한 보통의 남자와 산다는 건
여자는 가시밭길을 울면서 맨발로 걸어야 하는 거라.

느슨한 우정으로 엮인 대안가족 형태도 좋고,
젠더감수성 높고 인권의식이 진화한 사람도 좋다.
벗들도 나도 진화한 사람과 삶을 함께하길 바라고
다른 가족의 형태를 실험하는 것도 방법이다.




어쨌든 끝난 일이고.

내 공간에서 내가 나를 배려하는
지금 삶의 형태가 행복하다.
벗들과 행복할 일만 남았다.
사쁘나샘과 재현샘의 행복을 마음다해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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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들이랑 또 같이 가고 싶은 춘천 작은책방 마실.
독립출판물을 살 수 있는 곳이다.

춘천 시내는 어지간하면 걸어가지만
새로 옮긴 곳은 집에서 더 가깝다 :-D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일간 이슬아랑 영화잡지 CAST를 사러 갔다.


팔호광장 옆 감미옥 뒷편이다.
오오 집 하나 통째로 서점이 땋!


차 마시면서 구석에 박혀서 뭐 하기 좋겠다.


+

아래부터는 책구경


황정은작가 책이 모아져 있어서 내적 비명 :-D


올해 8월 첫주에는 정동진 영화제를 가는 걸로.


+


내가 산 책.
<일간 이슬아 수필집>이랑
<읽을 것들은 이토록 쌓여가고>다.
이렇게 읽을 책이 또 쌓이고..


저자 싸인이 있다 :-D
읽은 책 기록 노트 <실용적이면서 아름다울 것>도
같이 받았다.


안은 요렇게.


빠닥빠닥한 책 카드도 판다.
눈이 멈춘 곳의 페이지랑 문장을 적을 수 있다.

작은 흰 봉투도 세트로 안에 있어서
고전 도서관 책대출 카드처럼도 쓸 수 있다.
1세트 1800원.


+
그리고, CAST.
영화잡지 CAST는 입고 안되었다고
책방지기님 개인 책을 보라고 잠시 빌려주셨다.
4호의 주제는 식탁이다.

무주산골영화제에서 샘들이랑 봤던
<소공녀>에 대한 글 중에서 한 부분이다.

좋아하는 담배를 피우고 위스키를 사마시기 위해서
주거에 드는 비용을 포기하고
캐리어 하나에 짐을 꾸려 떠돌아 다니면서 사는 미소를 보고
지인들은 ‘여전하다, 용기있다’고 한다.
(언제까지 계속 그렇게 살 수 있을 것 같아, 가 생략된)

그 말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에 서서
자신들이 지나왔다고 믿는 시기에 머물러 있는
‘여전한 존재’를 향한 인사치레에 가까운” 말이라는 것.

“미학자 양효실의 말을 빌리자면
용기는 가진 게 없는 사람들의 생존법,
즉 더 잃을 게 없기에
어디든 가는 사람들의 긍정법”인 거라고.

이 부분에서 뭉클했다.


미소와 다를 것 없이 나도 홈리스고,
미소의 담배와 위스키처럼
일해서 번 돈으로
읽고 싶은 책을 사고, 배우고 걷고 읽는데 시간을 다 쓴다.
이 삶의 방식도 이 사회에서는 판타지같다.
이미 다 잃어서;; 뭐 더 잃을 것도 없어 정말 어디든 간다.

지금 생존법에 이름이 있다면, 용기겠구나.
매 순간 살아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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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건강 앱으로
하루에 얼만큼 걷고 있나 확인해봤다.
아이폰 4년째 쓰는데 이런 게 있는 줄
방금 트위터에서 보고 알았다;;

​2017년 하루 평균 4.3km


2018년 하루 평균 4.7km.

여름엔 너무 더워서 밖에 잘 안 나가고
집에서 에어컨 틀고 있던 게
그래프에서 딱 보인다 ㅋ

10월에 인천에 출근해서도
송도 구석구석 탐색하면서 잘 걸었다.

​날씨가 너무너무 좋아서
신나게 걸어다닌 6월의 어느 주는
하루 평균 14km.
요때가 최고다.

요새도 주중엔 하루에 6-8km 정도 걷는다.
수영장 갈 때 춥고 늦어서 버스타면
돌아오는 길만 걸어서 4km로 줄어든다.
토요일 일요일에는 춘천에 왔다가느라
지하철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고 많이 못 걷는다.

걷는 거 좋아한다고
붕붕샘이 도보도보 노선생이라고 애칭을 붙여줬다.
이 애칭 아주 마음에 든다 ㅋ


2019년에도
자박자박 즐겁게 잘 걸어보자 홧팅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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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에 와서 발간한 첫 책이 도착했다 :-D
회의하고, 과정과정 저자랑 출판사 일정 챙기고,
피드백에 피드백하고, 행정처리해서,
나왔다.

표지도 우여곡절이 많은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은 어쩔 수 없고 어쨌든
초심을 잃지 않고 귀여움으로 승부했다.
저 늠름하고 꼿꼿한 물개의 자태를 보라.



올해도 책이 와르르 쏟아진다.
역대 최다 저자들과 기획회의를 앞두고 있다.
첫 책보다는 마음고생 덜 하고 수월하게 진행되길,
홧팅.

담주엔 같이 고생한 미연샘이랑
자축파티라도 해야겠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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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시키는대로
음파음파 버둥버둥하다보니
킥판 없이도 어찌어찌 레일 끝까지 가게 되었다.

그리하여 두달째에 중급반 승급.

+

중급반은 빡빡하다.
쉴틈없이 레일을 돈다.

격렬해.
숨을 크게 쉬면서 헐떡이느라
등 뒤에 날개뼈가 욱신거릴 정도로
격렬하다.
체력 달리는 분들은 중간부터 걸어가고;;

수영 이렇게 격렬한 운동이었구나.
초급반때 체력이 달려서 숨차는 걸 넘고 보니
정말로 온 몸을 다 가져다 쓰는 격렬함인 걸 알겠다.
격렬해서 힘든데 엄청나게 기분좋다.
이런 거겠지, Runner’s high :-D

+

시작할 때 선생님이 그랬다.
중급반에서 수영하려면 체력이 있어야 한다고.
체력을 기르셔야 수영할 수 있다고.

체력을 기르려고 수영하는데,
수영을 하려면 체력이 있어야 한다니.
뭐가 먼저든 결국 체력이 좋아질 수 밖에 없겠다.
투지가 불타오른다.

+

선생님이 가르쳐준 대로 동작이 다듬어지고 있다.

다듬어질수록
같은 동작 한번도 더 빨리 더 멀리 앞으로 나가고,
숨쉬기도 편하다.

왕복해서 세바퀴는 그냥 가는 거란다.
동작이 매끄러워지면 정말로 세바퀴는 문제 없어지나.

+

선생님이 나를 홱 가리키면서
“우리 중급반 에이스!” 하셨다.
“네?;;”

속도가 좀 느려서 그렇지,
발차기나 팔동작이 아주 표준이라고.

기쁘기도 하고 정말인가 하고 어리둥절 :-D

그러니 맨 앞으로 가서 1번으로 출발하래서;;;;
모두들 내 뒷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는 가운데
출발했다;;;;


+

다 마치고 나서,
“체력이 좋으신 것 같아요.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어떻게 이렇게 체력이 되시죠?”

마흔의 나이에 체력 좋단 말을
무려 지도해주는 수영 선생님한테 들었다.
이런 건 일기에 써둬야 한다.
수영 1개월 2주차의 쾌거!

“수영을 할수록 체력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가르쳐주신대로 동작이 다듬어질수록
훨씬 덜 힘들어서
너무 재밌고 신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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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에 갑자기 스타붐이 일었다.
요새 점심 먹고 나서 샘들 게임하는 거 재밌게 보고 있다.
​​


그러다 토너먼트전을 치르게 되었다.
홍샘이 무려 5만원권 상품권을 걸고,
의논의논해서 대전표를 짰다.
후끈 달아올랐다.
얼결에 나도 하게 됐;;


학교다닐 때 하고는 근 20년만에 처음인데
그래도 건물은 지을 줄 알아야지 하고 어제 대충 해봤는데,

이거 뭐 자원이 모이질 않아.
뭐 이렇게 오래 걸려. 언제 모아.
아유 뭘 짓고 뽑고 할 수가 없네.

아잇! 연습이고 뭐고 치트키 확 썼다.
풍족한 자원으로 마음도 풍족하게
빌딩 골고루 짓고 유닛도 종류별로 다 뽑기 시전.

그래 이 느낌이었어. 예술이다.
프로토스 파이런 지어지는 영롱한 소리 너무 좋아.
역시 전쟁보다 설계가 맛.

내일 경기는.... 에라 모르겠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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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도서를 등록하는데
무려 1971년의 책이 왔다.



위스콘신 대학에서 장서폐기한 책을
연구소 연구원이 중고장터에서 구입한 것.


대출반납 이력을 카드에 적던 시절의 흔적이 있어서
하드커버표지 넘기면 도서 카드를 꽂는 봉투가 붙어있다.
그러다 뺐다 끼우기 어려웠는지 붙여서 기록했나봐.


책 내지는 세월을 따라 사방이 노랗게 변했고
공기가 닿지 않은 안쪽은 하얗다.
50년 된 책이 이렇게 매끄럽다니.


표제지에는 사서의 손글씨 흔적도 있다.
청구기호를 그 대학 사서가 책을 등록할 때 연필로 써둔 거다.
우리 도서관도 그렇게 한다.
50년 반세기 전 사서와 이렇게 마주쳤다.
연필 손글씨 보고 뭉클 :-D



“와, 책냄새!”
미연샘이 책을 펼쳐서 코를 대고 킁킁 냄새를 맡는다.

“어디요 어디요.
와 진짜! 책냄새!”
나도 코를 대고 킁킁킁.

미연샘이
“샘 우리 변태같아요 ^^”

같이 까르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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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들이랑 내기피자 먹고 얘기하다가
손편지 얘기가 나와서 연애 얘기로 급물살을 탔다.

+

지금 여기 있는 나는 정확하게
이제까지 해온 사랑과
지금 하고 있는 사랑의 결과.

현재진행중인 실험의 최근 결과고,
지나온 과정 그 자체.

우연한 계기로 새로 불리워져
새로 해석되기를 기다리는 기억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저편에
순서없이 저장되어 있다.

+

역사가 그렇듯 사건은 반복되고,
시행착오를 딛고 반복에서 벗어나려면
전과 다른 차이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과정을 들여다보고
좋은 책을 읽고 일기를 쓰면서
벼랑 끝 허공에서 한 발 내디디는 용기를 낸다.

그 과정은 다시
현재 진행중인 실험의 최근결과물인 내가 된다.

+

그러니
지금 겪고 있는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과 선택,
사람을 만났을 때의 마음과 태도가 만드는 길이
아직 오지 않은 다음의 내가 되겠다.

+

여튼 오늘까지의 최종 결과물은
오늘의 나로 끝나고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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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현관을 나오자마자
앗 추워, 잔뜩 움추리고 몇미터 도도도 달려
연구동 현관에 아이디 카드를 찍고 들어서는 순간

소리는 사라지고
해가 가득 들어차있다.


매일 봐도 벅차다.
오늘 아홉시 즈음.
겨울 아침해가 낮아서 그림자도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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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붕붕샘 아녔음 수영 안 갈 뻔 했다.
나는 수영하고 샘은 책 읽기로 해서
그러자꾸마 하고 간신히 몸 일으켜서 나갔다.
일단 나서기만 하면 되는데 나서질 않고 몸을 뒤튼다.

새 동력이 필요해!


.. 그리하여 수영 커뮤니티의 조언대로
새 수영복 배송중.
머리를 압박해서 안통 두통을 주는 실리콘 수모도
우레탄 코팅수모로 바꿨다.

오고 있는 수영복은 등이 X모양 얇은 끈이다.
팔도 등도 시원하겠다.
자유영 팔 돌리는데 엄청 편한 모양이라고.

좀 과감한가 싶긴 한데
누가 보겠어. 아는 사람도 없고.
수영장에선 많이들 입는다.
남들 입을 때 어찌어찌 같이 입어야지 ㅋ
얼른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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