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파서 좋은 점은
마음까지 아플 여력이 없다는 거다.

웃는 건 할 수 있는데,
울거나 슬퍼하거나 걱정하거나
어딘가에 골똘히 신경쓰거나 화낼 힘까지는 없다.

하루 이틀만 먹는 것, 자는 것, 마음쓰는 것, 몸 쓰는 것 중에 어느 하나를 방심해도 몸상태가 바닥을 치니, 그저 단순할 수 밖에 없어서 좋다. 아프면 '지금 붙들고 있는 생각이 병이구나. 지금 하는 짓이 병이구나. 싹 놓아야지.' 한다. 마음도 일상도 단순해져서 좋다. 덕분에 조용하고 고만고만한 나날을 보내면서 잘지내고 있는 것 같다.

아니 어쩌면,
극도로 단순해야지만 지나갈 수 있는 시기라는 걸 몸이 먼저 감각해서, 더 큰 고통을 피해가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보면, 이 골골거림은 내 생명을 지키고 보호하는 꽤 훌륭한 브레이크 아닌가. 고맙게도.

아파서 산다.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힘을 다 빼고, 물길 따라 물 흐르는 것 처럼, 어떤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지내는 상태도 꽤 괜찮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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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15분 있다가 도착해" 했더니

잠옷바람으로, 멧돼지 물리치는 작대기 하나씩 들고, 

언덕아래 버스정류장까지 마중나온 난동곰 형제.


일단 선물부터 확인한다. 선물이 무척 맘에 든 모양이다 하하.



한결이는 포켓몬 백과도감, 온유는 터닝메카드 백과도감.

바로 앉아서 자리를 편다.

자기꺼는 안보고 상대방의 것을 먼저 확인하고 ㅋ



손가락으로 짚어가면서 이건 뭐라뭐라 설명해주고 있는 온유.

무슨 그림인지 들어도 모르겠다;; 한결이랑 온유는 다 안다.



슬쩍 넘겨보고




더 가까이 가서 보고



한결이가 가르쳐주고



다 아는 한결이 형아한테 감탄!


좋다고 싱글싱글 :-D



이대로 집에 갔으면 좋았을 걸,

포켓몬 도감에 부록으로 들어있는 스티커모음 두장을 발견했다.

 형아가 자기꺼라고 안줬더니 삐졌다.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운다.



흐윽 흐윽



신발도 홱 벗어 던지고


생각할수록 서러워서 엉엉엉



온유는 길에 앉아서 집에 올라오지 않았다. 한 20분을 앉아서 버텼다. 결국 한결이한테 잘 부탁해서, 한결이한테 얻은 스티커 한장을 손에 들고가서 보여주니 울음을 그치고 집에 왔다.


내가 낳았지만 굉장한 뚝심.

너무 나 같아서, 야단을 칠 수가 없다.

게다가 우는 얼굴이 너무 귀여워서, 애는 우는데 나는 웃는다 ㅋ



2016.5.5

@괴산 솔멩이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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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가 한냄비 끓인 국.


다만들었다!


다 만들고 기뻐서 춤추는 온유.  덩실덩실 덩실덩실




난다! 태권도 옷입고 하늘을 박차고 오르는 한결.


장작불에 물끓여서 국수를 삶고 있는 선교언니.

장작연기, 수증기, 큰 솥 국수. 잔치는 이런 것. 

꿈터 학부모님들, 덕분에 맛있게 잘먹고 즐겁게 놀았어요. 고맙습니다!


고운모래담아 톡톡톡 소금 뿌리면 요리 완성 :-D


하진이가 넘어져서 우는걸 손유가 데려왔다.

온유오빠가 호 해줘서 바로 나았다.


소리없이 옆에와서 팔목을 스윽 내밀고

한껏 자랑스러운 얼굴로

토끼풀 팔찌를 보여주는 하진이.


오랜만에 봤더니 말을! 말을 하는! 이담이.



지담이랑 온유랑 그네 같이 타기. "더 세게 밀어줘 더 세게!"



온유랑 합체해서 마구마구 재밌는 놀이를 만들어내는,

환상의 커플 지담이 형아 ㅋ



일어서서 그네 타는거 보여주는 중이다. 줄 꼭 잡고 일어서느라고 긴장긴장.

"엄마 나 봐봐! 나 이제 일어나서 탈 수 있다!"




하진이랑 둘이 그네타기. 같이 타는 재미를 안다 :-D



어린이들 다같이 ㅋ :-D



성하 형아 인라인 신고 비틀비틀 걸어보는 온유도 브이 :-D



2016.4.23.토요일. 꿈터생일잔치.

@하늘지기 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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