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주말에 어린이들을 만났다.

가까운데 산책하고 밥해먹은 것이 고작인데

언제나 그렇듯 즐거웠고

어린이들은 새로 새로 사랑스럽고 예뻤다 :-D



토요일.


아침 일찍 삼겹살이랑 김치를 볶아서

호방하게 고봉밥 한그릇씩 먹고

동네 목욕탕으로 출발했다.


두시간 꽉 채워서 물놀이 하고 나와서

바로 옆 마트에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초밥이랑 치킨텐더를 사서

집에 와서 엄청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나는 잠시 누웠는데 눈 떠보니 저녁;;


일어났더니 한결이가 "엄마 잠들 줄 알았어!" 했다.

눈이 감기자마자 얼른 베개 가져와서 받쳐줬단다.

엄마가 기절한 사이에 어린이들은

신나게 게임하고 유튜브 보고 ㅋ


저녁에 어린이들은 장갑끼고 유부초밥을 만들고

나는 로제 파스타를 만들었다.


네모네모 초밥 만들기


뭐라도 더 영양가있게 먹이고 싶어서 

계란이랑 김이랑 햄이랑 넣었는데,

한결이는 그런 밥을 다 수용해준다 ㅠㅠ


온유는 밥에다 소스만 넣어야 한다.

뭐 더 넣으면 안 먹는다.


한결이는 유부초밥으로 장미꽃을 만들었단다.

온유는 유부초밥을 소갈비소스에 찍어먹는게 포인트라고.


저녁을 먹자마자 어린이들이 곯아떨어졌다.

요놈들이 기절한 사이에 나는

부지런히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바로 또 잤다.





일요일.


남은 유부초밥이랑 파스타를 먹고

집 뒷산 봉재산에 올라 정상에서 바다랑 구름을 봤다 :-D

틈만 나면 집으로 내빼려는 온유를

조금만 가면 돼, 다 왔다, 하고 간신히 달래서 올라갔다.

15분이면 정상이건만, 두번 가자고 하면 안 가줄 것 같다;;



봉재산 정상 넓은 돌판.

땡볕이 아니라 그늘진 것이 신의 한수!

경치보면서 앉아서 쉬기 좋았다.


우드 칩이 새로 깔린 산 입구.

약간 젖은 우드칩에서 나는 알싸한 냄새가 너무 좋았다.

어린이들 덕분에 나오니 이런 냄새도 맡는다.


내려와서는 브라우니랑 바나나빵을 구웠다.

당근마켓에서 1만 5천원에 산 10년 된 컨벡스 오븐이 열일했다.

따끈할 때 같이 먹자고 윗층 채이유이네도 조금 나눴다.


점심에는 어린이들이 그렇게 기대하던

고추 바사삭 치킨을 먹었다.

유튜브에서 봤다고 꼭 먹어봐야 한단다.

아니 그거 뭐라고 ㅋ


걸어서 1분 거리에 있는 치킨집에

한결이랑 같이 가서 주문해놓고

시원한 바람 맞으면서 동네 한바퀴 산책했다.


매워하면서도 유튜브에서 본 대로

이 소스 저 소스 찍어가면서 열심히 먹었다.


먹고나니 쿠팡에서 딱 맞춰서 이발기랑 이발 가운이 도착했다.

괴산 가기 전에 머리 잘라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김애란 작가 소설 <누가 해변에서 함부로 불꽃놀이를 하는가>의 부자처럼

정답게 머리를 다듬어줬다.


목욕도 하고 머리잘라서 반딱반딱해진 촌놈들 :-D

다음에는 노량진 컵밥거리에 가서 컵밥 먹어보기로 했다.



지하철 타고 강남센트럴 터미널 가서

괴산행 버스를 태워 보내고 돌아왔다.


간발의 차로 

내가 인천집 도착하는 것보다

어린이들이 괴산집에 먼저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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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랑 윤작가랑 우리집에 밤마실왔다 :-D

윤작가가 시음용 원두로 커피를 내려줬는데
전용 주전자도 아니고 그냥 무선 주전자에
전용 그라인더도 아니고 작은 푸드믹서로 갈았어도
한모금 마시자마자 후와-
커피알못인 나한테도 너무 황홀하다 ㅠㅠ

나 지금 살아있구나, 순간 눈이 팍 트이고
이 커피 마시면서 책을 읽는 가까운 미래가
눈 앞에 좌르륵 펼쳐졌다.

아래층에 곧 카페가 생긴다 :-D
동네에서 오래오래 몹시 사랑받는 카페가 되었으면.

마치 도서관이 집 앞에 있거나 직장이 도서관이면
안 가도 안 읽어도 책 많이 읽고 있는 기분인 것처럼 ㅋㅋ
붕붕샘 말마따나 집에서 책 못 읽는 사람 1인인 나는
아래층이 카페라는 말만 들어도
벌써 카페 출퇴근해서 다섯권은 읽은 기분이다 ㅋ
그러니 이제 읽기만 하면 된다;;;

잘 됐으면 좋겠다!

+

그리고 수많은 사고에 부엌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어쨌든 당근케이크를 구웠다.

이것도 윤작가가 커피 마시자고 한 덕분이다.
그럼 나는 빵을 굽겠다고 호기롭게 말을 꺼내놓아서 ㅋ

의욕이 불타오른다.
다음 번엔 더 맛있게 구워야지.
크랜베리 스콘도 브라우니도 바나나 파운드도.
다시 베이킹도 시작이닷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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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하면서 엄마아빠가 다녀가셨다.
엄마는 역시 반찬을 조금씩 싸오셨는데 (♡)
그 중에 깍두기가 한통 가득이다.

방학때 엄마아빠랑 같이 지낸 어린이들 먹이려고
작게 썰어서 만들었다는데,
덕분에 금방 익어서 며칠 맛있게 먹고
앗 하는 사이에 확 많이 익었다.

많이 익은 깍두기로 할 수 있는 것은 볶음밥과 찌개!
깍두기보다 더 설렌다 (두근두근)

깍두기를 들기름에 볶다가
물 약간 넣고 주재료를 투하해서 호로록 끓이면 끝.
뭐든지 찌개가 된다.
10분도 안 걸린다 +_+

순대랑 들깨가루 넣고 깍두기 순대찌개 한번 해먹고
요번엔 양파 듬뿍 넣은 깍두기 순두부 ㅋ
따끈따끈 아작아작한 깍두기 건져먹는 맛 크으 >_<b
(나만 맛있어 할 것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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