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너머R 학술제 공개세미나에 참석하려고 일주일동안 서울에 와 있다. 우리 느그적느그적 남편과 극성 강아지들은 잘 있나? 전화했다.

(남편, 부산남자)

- 남편~ 애들이랑 자기랑 잘 있나?
- 잘 있다.

- 자기가 밥도 해먹어?
- 어.

- 진짜? 대단한데~~ 반찬은 뭐 해먹어?
- 반찬이 뭐 있나.
- 계란후라이 해서 게장 국물에 밥 비벼먹어~
- .....(침묵) 잘 있다. 끊어라.


(한결, 6살)

- 엄마~~ 엄마야?
- 응 한결아 엄마야 ^^
- 엄마, 그런데, 응, 엄마가 있으면 좋겠어. 엄마가 없으니까 안좋아.

- 잘 때 아빠가 책도 많이 읽어줘?
- 아니. 책 안 읽어줘. 만화 세개만 보여줘.

- 아빠가 밥도 해준다며? 뭐 맛있는 거 해줘?
- 응 두번은 라면 먹었고, 오늘은 만두 먹었어. 배고파. 밥 먹고 싶어.

- 엄마 네밤 자고 갈께. 맛있는 거도 사갈께 ^^
- 엄마! 올 때, 다이노포스랑 헬멧이랑 장난감 많이 사가지고 와! 안사오면 못들어올 줄 알아~
- 알았어 >_<


(온유, 3살)

- 엄마! 엄마!
- 응 온유야~ 엄마야~
- 엄마! 만두 머더쪄.(먹었어)



식재료 다 있지만 라면과 만두!
역시 남편은 무리하지 않고
안해본 건 안하고 할 수 있는 만큼 하면서 지내는구나.
무리해서 지치면 나를 원망할텐데 그저 잘 지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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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아주는 친구.
내가 알아주는 친구.

배우면서 가슴 뛰면
배운 것을 나눌 생각에 가슴 뛰고,
배운 것을 나누면서 친구와 주고받는 이야기에 가슴이 뛰는, 친구.
매력에 사로잡히고 기꺼히 삶을 내어주고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면서 북돋우는 친구.

나는 그런 친구가 있다.


어디에 가고 무엇을 하고 많은 이야기가 많은 사람이 넘쳐나는 가운데 문득
어쩔 줄 몰라 쩔쩔매는 내가 먼지같고, 있지도 않았던 것처럼 조용히 사라지고 싶을 때, 친구를 떠올리면 안심이 된다.


빨리 돌아가고 싶다가,
한번 더 웃을 수 있다.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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