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영화 파이란을 좋아하고 

생각하면 여전히 가끔씩 훌쩍훌쩍 우는 이유는 아마

파이란에게서 나를 보기 때문인 것 같다.




먹고사는 문제는 언제나 아주 가까이 있고

누군가에게 힘들고 아플 때 엄살을 부릴 수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고, 그러면 안될 것 같고)

누구에게도 기대지 말고 스스로를 책임지면서 살려고 하는 것.

괜찮다고, 할 수 있는 만큼 다만 열심히 살자고 새로 다짐하는 것.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어하는 것.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이,

한순간 한순간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는 것.

그게 사랑이라면, 사랑하고 있어서, 

지금 여기 자신에게서 한걸음 더 나갈 수 있는 사람인 것.



뭐 그런 것들이,

마음 짠하고 대견하고 사랑스러워서. 



이 밤,

먹고 사는 문제를 고민하고,

하루 또 체력이 바닥나도록 열심히 살았고,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은 마음을 안고 잠드는 

마음짠하고 대견하고 사랑스러운 나의 벗들도, 

우리 같이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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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6일 오후 다섯시의 방안 온도는 35도.


+

며칠 전 멀쩡한 낮에
집 앞에서 파란불이 켜진 신호등을 건너다
치일 뻔 했다.
광택나는 검은 중형차를 탄 남자가
전화를 하다가 차를 멈추지 않은 거다.
죠스가 아가리를 벌리고 사람을 덮쳐 몸뚱이 반을 입에 넣은 것처럼
검은 차는 횡단보도를 반이나 훅 잘라먹고 들어왔다.

같이 길을 건너던 다른 남자는
식겁해서 비명을 질렀고
그 다음엔 운전자에게 큰소리로 항의했고
운전하던 남자는 여전히 전화를 끊지 않고
얘기하면서 피식 피식 웃고 있었다.

'저 앞유리를....'
내려찍을만한 돌이나 시멘트 벽돌같은 걸
둘레둘레 찾아보았으나
아쉽게도 과천에는 길에 그런게 없다.

검은 차는
아무일도 없었는데 뭐가 문제냐는 것처럼
신호가 바뀌는 즉시
지극히 평상스럽고 모범적인 타이밍으로 좌회전을 해서
가버렸다.


+

횡단보도에서 치이나
더워서 죽으나
언제 어떻게도 죽을 수 있지만
공부는 좀 더하고 싶다.

하루를 살아도 살아있는 것처럼 살아있자.
도서관으로 탈출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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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소에서 화이트보드 시트지를 3천원주고 사서 폼보드 위에 바르고, 양면테이프로 벽에 붙였다. 못박을 필요 없는 가벼운 화이트보드 완성 :-D

쓰고 지우면서 한의학 쪽지시험보는 한자를 외운다. 엄청 잘 외워진다. 되새길 것은 뭐든지 써서 자꾸 들여다보고 입으로 읽어보고 만든 건데, 기대보다 효과가 훨씬 더 좋다 >_<bb


요거는 8월 4일에 시험본 심기허, 심양허, 팔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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