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퇴근길 인문학은 기다리고 기다리던 길진숙 선생님 "18세기 조선백수지성 탐사 - 농암 김창협" 시간이었다.

찬방에서 손도 발도 보이지 않게 휙휙 움직여서 일찍 일을 마치고, 집에 날아가서 몸에 물만 뿌리고 바로 나서서, 충무로 남산강학원에 수업시간 딱 30분 늦게 도착.

배고프고, 목마르고, 몸은 나른하지만, "옛날이야기 듣는 것처럼 들으면 돼요." 하면서 차근차근 이야기해주시는 길샘강의가 넘 잼있어서 두근두근했다. 책을 미리 읽어간 부분의 이야기를 들을 때까지는.

책에서 좀 어려운 학술논쟁부분은 대충 읽고 '강의 들으면서 이해해야지' 하고 갔더니, 그 부분 강의부터 곤란해졌다. 한마디 깜빡 알아듣지 못한 순간 눈이 감겼다. 한번 감기기 시작하니까 계속 감긴다. 꿈속에서 꿈을 꾸는 것 같이, 눈과 귀가 아득하다. 눈이 감기는건 어떻게 해보겠는데, 눈과 함께 몸이 기울어서 곤란했다 ㅠ_ㅠ 잘하면 드러 누울 기세 ㅠ_ㅠ 온몸을 주무르고 꼬집고 비틀어서 깨보려고 했는데, 주무르면서 몸이 스르르 기울고 ㅠ_ㅠ 다함께 인용문 한단락 읽고 나니 조용해져서 눈을 떠보니, 책상이 눈동자 2cm 앞에 와있다.


즐거움으로 피곤함을 이길 수 있는 작전은, 꼼꼼한 예습밖에 없겠다. 알아듣는 재미에 잠이 올 틈을 없애야지. 다음주 성호 이익 부분은 미리미리 읽어갈테다. 예습하기, 몸 쓰는 일이 내게 선물해주는 공부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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