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6일 오후 다섯시의 방안 온도는 35도.


+

며칠 전 멀쩡한 낮에
집 앞에서 파란불이 켜진 신호등을 건너다
치일 뻔 했다.
광택나는 검은 중형차를 탄 남자가
전화를 하다가 차를 멈추지 않은 거다.
죠스가 아가리를 벌리고 사람을 덮쳐 몸뚱이 반을 입에 넣은 것처럼
검은 차는 횡단보도를 반이나 훅 잘라먹고 들어왔다.

같이 길을 건너던 다른 남자는
식겁해서 비명을 질렀고
그 다음엔 운전자에게 큰소리로 항의했고
운전하던 남자는 여전히 전화를 끊지 않고
얘기하면서 피식 피식 웃고 있었다.

'저 앞유리를....'
내려찍을만한 돌이나 시멘트 벽돌같은 걸
둘레둘레 찾아보았으나
아쉽게도 과천에는 길에 그런게 없다.

검은 차는
아무일도 없었는데 뭐가 문제냐는 것처럼
신호가 바뀌는 즉시
지극히 평상스럽고 모범적인 타이밍으로 좌회전을 해서
가버렸다.


+

횡단보도에서 치이나
더워서 죽으나
언제 어떻게도 죽을 수 있지만
공부는 좀 더하고 싶다.

하루를 살아도 살아있는 것처럼 살아있자.
도서관으로 탈출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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