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발표 무사히 잘 마쳤다.

공부한거 조잘조잘 떠드는게 재밌어서 

나중엔 막 신나가지고 

아쉬워하면서 간신히 말을 끊고;;;


마치고 피드백.

어떤 학우는 "세미나 하면서 이렇게 다 알아들은 적은 처음" 이라고  ㅋ

또 어떤 학우는 내가 말한 것을 정확하게 다시 표현하면서 "~~~ 이런 거죠?" 하고는, "책을 읽고 왔는데, 혼자서는 긴가민가 했는데, 발표 들으면서 정리가 되네요!" 했다.

또 "좀 더 연습해서 이런 강의하는 쪽으로로 나가셔도 될 것 같아요. 목소리도 좋고, 발음이 정확해서요." 이런 말도 들었다 ㅠ_ㅠ


와, 이런 피드백, 세상에, 어찌나 기쁜지.

고되고 긴장해서 눈이 욱신거리고 밥먹은 것 체해도 

역시 하길 잘했다. 

안하는 것보다 오백배 나았다.

고만큼 해놓고 진짜 잘한 줄 안다 ㅋ


사람 마음이 이렇다. 

말 한마디 듣고 나서 마음이 손바닥처럼 뒤집힌다.

이런 말 해주는 학인들이 있는 것이 복이다. ㅠ_ㅠ



담에 발제 할 일 있으면

덥썩 맡아서 또 해야지 =ㅅ=;;;

담엔 더 더 잘해야지;;;;;


나도 누군가가 무엇을 했을 때

다시 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이-따만큼 주는 

진실하고 예쁜 말 해줘야지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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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다 ㅠ_ㅠ


[나카자와 신이치의 예술인류학] 챕터 3장 세미나 발제를 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발제라기보다는 요약에 가깝지만.


오늘 저녁에 하는건데, 이것만 한다고 해도 여섯 시간정도 남았는데, 무슨 말인지 갈피도 못잡고 있다. 어쩌다 관념론, 이데아, 이런 걸 아주 작정하고 하나로 묶어놓은 챕터를 맡아서 한 문장에서 다음 문장 건너가기가 가시밭길 천리길이다. 이게 계속 마음에 걸려서 어디 가지도 못하고, 하고 싶은 공부도 우선순위를 다 미뤘는데, 당최 진도가 안나간다.


+


"요약 잘하는 민경씨가 하세요" 할 때 "네." 하고 덥썩 맡아버렸다. "요약 잘하는" 에 확 고맙고 가슴이 뭉클해져서, 마치 맡고 싶었는데 맡겨준 것처럼, 다른 누가 맡을세라 단숨에 맡아버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발표를 하려고 준비를 시작할 즈음에, 대략 들춰보면서, 내용이 온통 관념인 걸 알았다.


이런 내용인 걸 먼저 알았으면 못하겠다고 했을거다. 읽어보기 전이어서 몰랐고, 이미 물릴 수 없게 되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정면으로 텍스트를 만나서 어려움을 겪고 나면 뭔가 배울 수 있겠지 했다. 오직 내가 맡아서 공부한 부분만 남는 것을 경험해봐서, 이번에도 뭔가를 남겠지 했다. 


자만이었다.

오만했다.

과신이었다. 

이거 말고 다른 모든 책의 문장이 달콤하게 느껴진다.


다음부터는 절대로 덥썩 맡기면 덥썩 맡지 말아야지. 거절하는 순간의 어려움을 눈감아 넘기고,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 쌓이는 어떤 종류의 신뢰를 저버리면, 나는 자유다. 눈에 안띄게 가늘고 길게 가야했는데 하아...


결국 나는 선생님과 동료들과 함께 공부할 만한 열심히 하는 학인이 되려고 자유를 팔았고, 나를 힘들게 하는 어떤 상황 속으로 들어가서 뭔가 배우려고 자유를 팔았다. 스스로 어려운 텍스트의 노예가 된 셈이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내가 감당할만한 텍스트가 아니었다는 것이 함정 ㅠ_ㅠ



+



어쩌나. 엉엉. 그만두더라도 힘이 다해서 도중에 그만두는게 중도이폐랬다. 미리 재봐서 안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지.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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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지나고 내린 자화상 ㅋ.jpg




2014년 겨울, 차화섭 언니한테 웹툰 그리기 수업을 듣고 초- 감동해서 

수업 마치고 와컴 타블렛을 바로 질렀더랬다.

하지만 버벅버벅, 노트북이 받쳐주지 않아서 

1년하고도 8개월을 묵혀뒀다가 이제야 써본다.

펜도 버튼 캡이 달아났다. 


어쨌든 그릴 수는 있다;;;

어떻게 해서든 그릴 수는 있다는 걸 확인.



+


비율 디테일따위 무시하고 막 그린 

다홍다홍 자화상 ㅋ

발로 그린 것 같은 그림이지만 

뭔가를 손으로 했다는 것이 흐뭇하다 ㅋ




+



염색이 빠져서 새치가 다시 군데군데 하얗게 보여서

"붉은빛이 도는 갈색"으로 염색을 했더니 

갈색은 어디가고 붉은 색만 남았다.


손발톱에 봉숭아물도 들였다.


온유가 후벼파서 작살난 투명립밤대신, 

산호색 립밤을 샀다.


내 옷의 80%는 검은색이고 20%는 남색인데, 
괜히 꽃이 그려진 것이 입고 싶어져서 
요새는 어디 나갈 때마다 붉은 꽃무늬로 도배된 얄랑얄랑한 원피스를 입는다;; 
집에서 입는 잠옷조차 분홍색 하트가 잔잔하게 도배된 얄랑얄랑한 걸로;;;
 

2016년 병화의 뜨거운 여름을
다홍다홍하면서 넘기고 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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