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냐"고 누군가 물었을 때, "잘 지내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 싶은 마음이 내가 진실로 잘 지내도록 이끌어주는 힘이 되면 좋겠다. "잘지내고 있다"고 이야기를 한 순간부터라도, 그 말 그대로 그저 별 생각 없이 단순하게, 잘 지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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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온유가 똑똑해졌어

 

한결 : 엄마! 온유가 요새 좀 똑똑해졌어.

나 : 그래?

 

그렇다. 한결이도 눈치챘다. 올여름에 세돌을 지나고 가을을 넘기면서, 갑자기 온유가 꾀돌이가 됐다. 느닷없이 어느날부터 한 문장에 쓰는 어절이 세배쯤 늘어서 재잘재잘 긴 문장으로 수다를 떤다. 원하는 물건을 찾아내는 끈기도 기술도 늘었다. 말 한마디 없이 조용히, 낱낱히 샅샅이 뒤진다. 분위기 파악도 얼마나 잘하는지, 사고치고 나면 애교에 넉살에 협상까지 3종 콤보로 혼을 빼놓는다. 혼내도 하나도 기죽지 않고, 울지 않고, 능글능글 너물너물 개그를 부리고 넘어가는 말 안듣는 너구리. 너구리도 이런 영감 너구리가 없다. 우리 집안에 이런 뻔뻔한 유전자가 있었나 싶게 놀라운 온유의 뻔뻔함을 예전부터 눈치는 챘는데, 요새 아주 대놓고 날마다 또릿또릿 뻔뻔해지고 있다 ㅋ

 

 

+

 

 

2. 찌찌보자기

 

 

잘 때 누워있으면 온유가 내 가슴에 손을 쑥 집어넣고 찌찌를 양 손가락으로 꼬옥 잡아서 비튼다. 으악.

 

"아야! 엄마 찌찌 아파! 만지지마아!" 

 

못만지게 혼내도, 손을 빼지 않고 헤헤 웃는다.

 

"나 지금 찌찌 말고 찌찌 보자기 만진다~ 엄마 인제 안아프지?" 

 

찌찌 보자기라니 ㅋ 온유말 재밌네 :-D

 

 

+

 

3. 내가 맴매맴매할께.

 

 

한결이가 무슨 일 때문에 야단을 맞고 있는데, 옆에 있던 온유가 거든다.

 

"한결이 형아 혼좀 나야겠다. 맴매맴매 해야겠다 그치그치? 내가 가서 맴매하는거 가져올께. 내가 맴매맴매 할께. 이놈의 한결이 형아! 혼좀 나야겠어! 맴매! 맴매!"

 

조잘조잘 떠들면서 얼른 파리채를 들고와서 형아를 맴매하려고 파리채를 휘두르면서 덤빈다. 나원 참 어이가 없어서 ㅋ 한결이 맴매하는 온유를 막느라 상황 종료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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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 : 엄마! 나 만원만 줘.

 

나 : 한결아 무슨 일이야? 만원으로 뭐 하고 싶은 거 있어?

 

한결 : 응 그게, 엄마, 돈 버는게 쉽지가 않은 것 같아. 용돈으로 줘~

 

 

포켓몬 카드는 사고 싶고 자기가 일해서 벌기는 어려운 것 같아 엄마한테 슬쩍 용돈달라고 해보는 일곱살 한결 :-D 아직 천원 내고 700원어치 사탕 사면 거스름돈 300원인 것도 모르지만, 나름 일과 돈의 관계에 대해서 감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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