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난 한결. 엄마가 책상 앞에 앉아있는 걸 봤다.

"엄마! 공부해?"
"응~ 숙제하고 있어. 한결이 잘잤어?"


그리고 잠시 후

"엄마! 내가 엄마 공부하면서 마시라고 커피 만들었어."

머그컵 한가득 커피를 타서, 조심조심 들고왔다. 예쁜 컵받침에다 받쳐왔다. 티스푼도 올려져 있다. 감격해서 기절초풍 ㅠ_ㅠ

조용했던게, 부엌에 다녀오느라 그랬구나. 주전자에 보글보글 물끓는 소리도, 컵꺼내는 달카닥 소리도 못들었는데.

"엄마가 전에 한 컵에 한 개 넣으랬잖아. 근데 내가 물을 너무 많이 부어서 싱거운 것 같아서 한개 더 넣었다! 맛이 어때?"

한입 마셔보려는데 악 너무 뜨겁다;; 이 뜨거운 걸 여기까지 들고오느라 얼마나 조심조심 했을까.

"그랬구나- 잘했어! 음~ 너무 맛있다아아 >_< 한결이가 이렇게 커피를 맛있게 타다니! 엄마 이거 마시고 열심히 공부할께! 고마워 >_< (꼭 안고 쪽쪽쪽쪽)"

"응. 열심히 해."

그러고는 흐뭇한 얼굴로, 포켓몬 카드랑 요괴워치 딱지를 들고 자는 방에 간다 :-D


한결이는 이런 마음이 참 예쁘다. 얼마든지 "물달라, 밥달라, 책읽어달라, 카드놀이하자" 할 수 있는데도, 엄마가 좋아하는 걸 더 할 수 있도록 자기가 할 수 있는 걸로 응원해준다. 녹차도 타주고, 커피도 타주고, 홍차도 타준다 :-D 엄마가 산책을 나갈때는 "잘다녀와. 멧돼지 조심하고." 엄마가 서울에 수업들으러 갈때도 "잘다녀와. 올 때 포켓몬 카드 사오구." 한다. 북돋우고 응원하기. 이런건 영락없이 나를 빼닮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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