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핵심은 당장 글을 쓰는 것이 아니에요. 사실은 글을 버리는 겁니다.

 

버리고, 이 자유로운 지점으로 먼저 들어가줘야해요. 이 지점이 바로 침묵의 지점이자, 명상의 지점이자, 기도의 지점이자, 철학의 지점이자, 실제 세계로 깊이 들어가는 거에요.

 

이 안으로 들어가서 문장을 가지고 나와야지, 이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여태까지 엉망으로 사용한 대중의 문장을 가지고 또 간다? 그게 윤회 업장이에요. 언제까지, 있지도 않고, 그렇게 해석했을 때 좋지도 않은 해석을 계속 하면서, 그 해석을 따라서 물결치듯이 살다가 갈꺼에요. 

 

모든 것이 나의 창작이라는 것, 인류의 모든 역사는 일어나야 할 일만 일어나고 있다는 이 엄연한 사실 앞에서, 이 눈부신 사실 앞에서, 이 경이로운 사실 앞에서, 나의 자유를 팍팍 느껴야 하는데. 그걸 언제까지 놓치고 말도 안되는 대중의 말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살꺼에요.

 

그 문장이 얼마나 우스운지를 파리의 눈으로, 뱀의 피부로, 개의 코로 알아채야 돼요. 알아채고, 실제계 속으로 다시 들어가서 새로운 나만의 문장, '이 말도 최고의 문장은 아니지만, 그 문장보다는 낫다' 싶은 문장이 만들어지는 지점에 이르기까지, 침묵과 기도와 명상의 세계로 들어가서 이 세계를 다시 봐야 합니다.

 

그래서 "슬퍼요"가 아니라 "슬픈데도 꽃은 아름답게 피네요"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해요. 그 순간 삶이 우리에게 오묘하게 오는거에요.

- 2015.10.17 글쓰기 공작소 언어탐색반 1강 중에서, 이만교 선생님.

 

 

 

"자네 언제까지 그렇게 밖에 못 말하고 살텐가!" 하는 듯, 뜨끔했다.

짝을 이룬 두 입자들은 아무리 서로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어느 한쪽이 변동하면 그에 ​​따라 '즉각' 다른 한쪽이 반응을 보인다는 불가사이한 특성을 가지는데, 양자이론에서는 이 두 입자가 서로 '​얽혀 있다'고 하며, 이를 일컬어 '양자 얽힘'이라고 한다.

...

논문 대표저자인 로널드 핸슨 교수는 "두 개의 전자가 얽혔을 때 보여주는 현상은 참으로 흥미롭다"고 말하면서 "두 전자가 어느 것이든 업 스핀이 될 수도 있고 다운 스핀이 될 수도 있지만, 한 전자가 업 스핀일 경우, 다른 전자는 반드시 다운 스핀이 된다"고 밝혔다. "우리가 측정할 때 그들은 완벽한 상관관계임을 보여준다. 한쪽이 업 스핀이면 다른 한쪽은 반드시 다운 스핀이 된다. 그 같은 반응은 동시에 나타난다. 걸리는 시간이 제로라는 뜻이다. ​두 입자가 은하의 반대쪽에 있더라도 마찬가지다."


이 반직관적인 양자 얽힘 현상은 기왕의 철학에 심오한 질문을 던진다. 이 같은 현상이 알려주는 바는 우주가 국지적이 아니라, 비국지적이라는 사실이다. ​공간이란 사물이 따로 존재한다는 것처럼 보여주는 관념일 뿐, 실은 하나로 연결된 것이라는 얘기다. 이것이 빅뱅에서 출발한 우주의 속성이라는 것이다.


+


와, 로맨틱하다.
짝을 이룬 입자 한쪽에 변화가 생기면 동시에 다른쪽도 반응한다. 아무리 서로 떨어져있다 하더라도. 은하의 반대쪽에 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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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얽힘 증명 기사 전문
http://m.seoul.co.kr/news/newsView.php?id=20151022601012&cp=now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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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니어링이 얘기한 것 처럼,
하루에 4시간은 생계를 위한 노동을 하고
4시간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4시간은 벗을 만나고 음악을 연주하면서 살고 싶었다.

 

조화로운 삶. 자립하는 삶. 소박하고 충만한 삶.
시골에서는 가능할 것 같았다.


시골에서 8년 살아보니

장소의 문제가 아니었다.

실제 노동시간이 더 길고 말고도 중요하지 않다.

 

함께할 벗이 있는가. 이거였다.

뜻이 맞아 잘 통하고, 무슨 일이든 같이 할 수 있으면서, 서로 믿고 서로 좋아하는 벗.

덜갖고 더 많이 존재하려고 애쓰는, 비슷한 영혼의 결합.

벗과 함께 있는 곳은 어디든 버몬트 숲이 되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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