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목요일, 솔멩이골 작은도서관 글쓰기모임+침뜸모임+요가모임+이용자 연합 MT로 문장대를 올랐다. 문장대 입구에서 정상까지 왕복 세시간 코스란다.

 

 

입구부터 호륵호륵 불타는 단풍

 

 

이정도 기울기는 미니약과

 

 

 

순옥언니, 선주언니, 희웅언니, 안수님 :-D

이때만 해도 나도 같이 즐겁게 웃었다.

 

+

 

 

시작은 발걸음이 가벼웠지만 산책할 때 쓰는 근육이랑 등산할 때 쓰는 근육은 다르다는 걸, 돌계단을 기다시피 오른지 30분이 지난 후에 알았다. 한시간쯤 지나고 나서는 머리랑 목이랑 등이랑 몸통이 땀이 나서 쫄딱 젖고 숨이 헉헉헉 심장이 두근두근두근. 감이 왔다.

 

'더 가면 3일동안 못일어날지도.'

 

'오늘 쓰러지면 내 손을 기다리고 있는 도서관 일이며, 토요일 글쓰기공작소 숙제며, 산만큼 쌓인 빨래랑 설거지며, 새끼멧돼지같이 덤벼드는 우리 애들이며...'

 

덤벼드는 애들 생각에 정신이 퍼뜩 들었다. 애들이 놀자고 덤빌 때 체력이 후달리면 또 울게 된다. 엄마가 되어가지고 자꾸 또 울 수는 없다! 같이 간 사람 중에 내가 제일 나이가 젊지만 용기를 내서 멈췄다 ㅠㅠ 출발점과 정상의 절반쯤 되는 지점이었다. 멈추는데 용기가 많이 필요했다 ㅠㅠ

 

 

+

 

멈춰선 덕분에 천천히 둘러볼 시간이 생겼다.

 

 

바람이 쏴- 불면 벚꽃잎처럼 반짝반짝 팔랑팔랑 낙엽이 떨어진다.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몇번이나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이 순간을 만끽 만끽- 찰칵-

그리고 배터리 끝.

 

 

+

 

"아니 민경씨 저녁마다 산책 한다며! 몸이 근육질이라며!"

"매일 산책하니까 절반이나 올라간거에요 하하하."

"아이구, 못올라오는거 보고 '이 사람은 공부나 할 사람이구나~' 했어!"

 

 

+

 

 

 

민지언니가 보내준 사진. 점심으로 오리백숙을 폭풍흡입!

 

수다수다 하면서 앉아있는데 스르르 눈이 감긴다. '그러면 잠시만 누워볼까?;;' 하고 방석 세개를 포개서 조용히 누웠는데, 머리를 대자마자 잠들었다. 산을 타면 이렇게 밥도 잘먹고 잠도 잘오는구나. 산 타는거 참 좋다!

 

+

 

산 좀 타본 은선언니의 이야기.

 

"산은 눈쌓인 겨울산이 엄청시리 재밌지! 올라갈 때는 그냥 올라가는데 내려올 때가 재미있어. 쭉쭉 미끄러지면서 내려오는데 얼마나 재미난지 몰라. 금방 내려와."

 

+

 

 

안수님이 보내준 사진. 아이구 좋다좋다.

 

자고 일어나니 종아리에만 알이 땡땡하게 배겼다. 한 이틀이면 풀릴 것 같다. 다른 분들은 몸 괜찮을까. 절반을 다녀왔지만 기분은 벌써 꼭대기까지 다녀온 것 같다. 곧 다시 도전할테다. 

 

언젠가는 설악산 대청봉이 최종 목표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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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속초 막국수 먹고 싶다' 하고 먹먹한 기분이 들었는데,

"택배 도착했어?" 하고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아까 택배아저씨 문자는 엄마반찬 문자였구나.

아침에 나와서 아직도 집 밖이라 몰랐다.

 

프로젝트 10월분 정산은 다 마쳤고,

이제 집에 가서 엄마반찬 골고루해서 밥먹어야지! >_<

밥 다먹고 산책하고 글쓰기 공작소 과제 영화를 봐야겠다.

 

+

 

이번 주에 시작하는 첫강의 주제는

[현실 혹은 결혼에 대하여]다.

진짜 미칠 듯이 기대된다 =ㅅ=+

텍스트 먼저 다 읽었는데, 하나같이 범상치 않다;

 

해야 하는 공부가 하고 싶은 공부고

봐야 하는 영화가 보고 싶은 영화고

해보는 만큼 전부 내가 되는 공부를 하고 있어서

세상이 내 것 같다. :-D

 

+

 

글쓰기 공작소 신입문장반 <만남,대화,사랑> 2부

 

1강 : 현실 혹은 결혼에 대하여

 

텍스트

 

이윤 리 <골든보이 에메랄드 걸>

줌파 라히리 <축복받은 집>

하루키 <비 그치기를 기다리며>

체호프 <귀여운 여인>

+ 슈나츨러 <라이젠보그 남작의 운명>

 

영화

 

키예슬로프스키 <블루>

+ 스탠리 큐브릭 <아이즈 와이드 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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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의 보름이 하루 지난, 오늘 달.

6월부터 별보면서 달보면서 밤산책한지 다섯 달, 다섯번째 만나는 보름달이다.

 

 

 

옥토끼는 허리를 굽히고 떡방아를 찧어서 어제보다 약간 줄어들었나!

나는 요가 해서 키가 1.5센티 늘었다. 유후 :-D

 

 

+

 

 

오늘 화북 보건소가서 키재고 체성분 검사했는데 키가 1.5센티나 늘었다. 다시 재도 늘었다. 짐작에, 요가 덕분인 것 같다.

 

체중이랑 체질량 지수는 표준이고, 체지방은 표준 이하에 가깝고, 근육은 표준 이상에 가까워서, 종합하면 "저지방 근육형" 몸이란다. 온 몸에 근육이 골고루 적당한데 특히 양쪽 다리에 근육이 발달했다. 이건 산책 덕분인 듯.

 

 

 

 

기계가 어찌나 근사한 칭찬을 해주는지 엄청 감격해서, 사진을 남겨둔다. 

 

 

 

보기 좋고 훌륭한 몸, 가장 추천되고 있는 몸매, 유후 :-D

 

 

 

+

 

하루에 한시간씩 산책하는 하루하루가 다섯 달이 모이니까, 몸이 달라졌다. 잘 피곤하고 잘 무기력해져서 점심 먹고 나면 기절하듯 낮잠을 한시간씩 잤는데, 산책을 시작하고 나서는 낮에 거의 졸리지 않고 좀처럼 빨리 지치지도 않는다. 복잡한 마음이 전자오락실 두더지 게임처럼 불쑥불쑥 나들고 한마리도 제대로 때려잡지 못했는데, 걸으면서 거의 별 것 아닌 것으로 바뀌고 바로 바로 흘러갔다. 원체 걷는 걸 좋아해서 걸을 때는 없던 힘도 솟지만, 마음 뿐만 아니라 실제로 오래 지치지 않고 가볍게 걸을 수 있는 몸이 되었다. 많이 걷는 여행을 언제든 어디든 떠날 수 있도록 준비된 몸이 되었다.

 

그러니, 언제고 어디서고 느닷없이 운명이 떠나자고 손을 내밀면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여행을 갈테다. 오라, 돌개바람! 길러놓은 근육으로 구만리 길을 날아가듯 걸어 주겠다! (장자 : 곤과 붕 응용 ㅋ) 그리고 구만리 길을 날아가듯, 오늘처럼, 날마다 솔멩이골을 산책하겠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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