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품을 떠나 서울에서 밥해먹고 잠자면서 10년 가까이 살고, 시골에 와서 7년 6개월을 살았다. 직장도 경력도 전세금도 젊음도 체력도 없는데다 살림살이도 없어서, 문득 숟가락 밥그릇부터 새로 마련해야 한다는 걸 발견했다. 대단하다. 이 무슨 용기로.
죽을 때 가져갈 수도 없는 것은 어쩌면 사는 데도 가져가지 않아도 되는 것일수도. 다 두고 간다. 잔뜩 지고 왔다가 빈 몸으로 홀가분하게 갈 수 있는 기회라서 고마워해야하나. 이 순간도, 지난다. 생각보다 아주 빨리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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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행착오는 무엇을 위한 것일까.

 

.. 지금 다 알 수 있을 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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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힘든 상황에서는
정상을 유지하는 것만 해도 잘하는 거야.
더 잘하려고 하지 말고
미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해.
지금 몸이 아프기 때문에 미치지 않는거야.
온전히 정신을 간수하는거 하나만 생각해."

- 보리언니


몸이 아프기 때문에
내 멘탈이 무사한거구나.
아파서 다행이다.
많이 아프면 아플수록, 그만큼 다행이다.

엄청 위로가 됐다.
부담이 순간 사라졌다.
더 잘하려고 하지 말고
마음을 온전히, 할만큼만 하고 살기.
어찌나 마음이 가벼워지는 말인지.
고마워요-


+


"오늘 오면서 보니까 해가 반짝반짝하고, 공기도 차갑고 맑고, 산도 눈 앞이고, 애들도 너무너무 예쁘고, 우리 저녁에 보자고 하는 언니들 만나 수다떨 생각에 벌써 두근두근 신나서, 지금 이 곳은 완벽하구나 싶었어요. 한가지만 빼고."

"그 한가지도 사실은 남이 그렇게 만든게 아니야."

"맞아요. 제가 그렇게 받아들인 거에요."

"열에 아홉은 완벽하고 하나만 완벽하지 않다고 해도, 완벽한 아홉 중에 여기서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는 게 없는 거지. 불행히도 너는 그런 사람이 아닌 거지. 원하는게 여기엔 없는 거지."

"맞아요."


그렇네. 열이 다 완벽했어도
계속 방황했을지도 모르겠다.

+

언니말대로
완벽하지 않은 그 한가지가
바로 고마운 문수보살님.
그 덕분에
삶의 방향을 바꿀 용기를 낼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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