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에 집을 구했다.

방은 아담하다. 직사각형인데, 짧은 편 이쪽 끝에 책상 놓고 저쪽 끝에 이불 펴면 꽉 찰 것 같다. 발이 닿는지 누워볼걸 그랬다.

꼭대기 5층이고 남서향이라 해가 잘든다. 벽이랑 천정을 돌아가면서 훑어봤더니 곰팡이가 핀 흔적이 하나도 없다. 뽀송뽀송. 빨래가 잘 마를 것 같은 작은 베란다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혹시 여름엔 죽어날까;

내 키보다 작은 작은 냉장고가 들어갈 수 있는 좁은 폭에 싱크대 옆에 작은 세탁기를 놓을 수 있는 작은 부엌이 있고, 들어가면 문을 닫기가 어려울 것 같은 아주아주 작은 화장실도 있다.

짐을 쌓아둘 공간이 아예없고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둘 수 있는 구조, 딱 그만한 크기다.

수전은 부엌도 화장실도 왼쪽온수 오른쪽찬물 따로 틀어야 하는 옛날 수전이고, 벽에는 110볼트 콘센트가 부착되어 있다. 등도 전부 옛날 형광등. 어디가서 잘 보기 힘든 것을 볼 수 있는 오래된 아파트다.

미니미니 초미니 아파트.
'여행짐만큼만' 하고 마음만 먹고 한살림 끌고가는게 아니라, 정말로 여행짐만큼 갖고 들어가야한다 ㅋ 이렇게 오래되고 작은 집에 살아보기는 처음이라 은근히 설렌다.


이사는 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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