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또 나를 졸졸 따라다니는 꿈이 있다.

배경은 별도 없는 깜깜한 밤이고, 길 위.
어떻게 시작을 하던
손을 잡고 웃으면서 밤길을 걸어가는 뒷모습으로 끝난다.
뒷모습이라 옆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도 안보인다.

"어떻게 시작을 하는" 이 부분이 계속 달라지는데,
같이 걸어가자고 내가 상대를 갖가지 달콤한 말로 설득하는 부분이다 ㅋ
한번은 너스레를 떨고
한번은 정색하고 진지하고, 
한번은 생글생글 애교애교하고
한번은 유치발랄하고 등등. 
그 부분을 자세하게 써봤다.

장면 1, 장면 2, 장면 3, 장면 4.

다 써놓고 읽어보니 오글오글. 
구체적인 것은 단 한줄도 여기 옮겨놓을 수가 없다;;;;
오글오글도 정도가 있지, 세상에 이렇게 서사가 저렴할 수가!
내 말이 너무 어이가 없어서 상대가 웃고,
그래서 나는 같이 걷는 데 성공한다 ㅋ

현실에서 절대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테니 안심이다.
꿈이라서 너무 다행이다.
좀 더 고급지고 그럴 듯하고 재미난 서사를 만들어 내도록
좋은 문장, 좋은 작품을 많이 읽어야 할 필요를 절실하게 느낀다 =_=....



내후년에 대운이 바뀐다. 
원국에도 없는 비겁이 대운으로 들어온다. 
한치 앞이 안보이는 깜깜하고 막막한 길도 
누군가와 같이 걸을 수 있으면 웃으면서 갈 수 있다는 걸 알고
벌써부터 벗을 부르는 연습을 하고 있는 걸까?



여튼 자세하게 써서 읽고, 크게 웃어주고, 돌아서니, 괜찮다.
좋은 서사를 열심히 공부해서
다음번에 또 같은 꿈을 꾸어서 길 위에서 벗을 만나면
허리를 반으로 접을 만큼 웃게 해주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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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면서 샘이랑 얘기하다가 폭풍공감했다.

'이 사람의 이 부분은 지금 이렇지만
결혼하면 이 부분이 이렇게 되겠지'
하는 생각이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

그냥 현재 지금 나를 대하는 그 모습이 전부다.
앞으로도 똑같고
변해봤자 거기서 그렇게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

지금 나를 어떻게 대하는가.
그걸 보면 알 수 있다고.



그럼 나는 좋아하는 사람을 대할 때
할 수 있는 가장 기쁜 마음 행복한 얼굴로 만나야지.
지금 같이 있어서 너무 좋다는 표현으로 :-D
그게 한번 한번 모여서 문득 뒤돌아보면
맨 처음에 "우리 같이 앞으로도 오래오래" 라고 부르고 싶었던
바로 그 시간이 되겠다.

영원일 수 있는 기회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바로 그 순간, 단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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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차 <연암박지원과 조선지성사 읽기> 수업 암송과제.


버스타고 중얼중얼,  지하철 타면서 중얼중얼, 산책하고 도서관 가면서 중얼중얼 하면서, 5일에 걸쳐서 한페이지를 다 외웠다. 


가장 와닿은 부분은 "글을 외울 때는 ... 너무 급하게 외우지 말아야 하는 바, 너무 조급하면 뜻을 음미하기 어렵다." 금방 외우고 금방 까먹는 습관을 홍대용 선생님께 지적받았다 ㅋ


처음엔 뜻이고 뭐고 단어 문장 이어지는거 외우느라 신경쓰다가, 다 외워가다보니 과연 천천히 뜻을 음미할 수 있었다. 재밌다 낭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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