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양동까지 다 돌아보고나서 붕붕샘이랑 차타고 가는데 해가 넘어가려고 했다. 쭉 가기만 하면 저 쪽이 해지는 바다가 있는 쪽. 어스름 어스름. 이 좋아하는 하늘의 시간을 붕붕샘이랑 같이 봐서 좋았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고마웠는데 이 풍경을 같이 보고 있는 것도 고마웠다.

귀농하고 나서, 누가 그랬다.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풍경을 내내 그리워하다가 결국 그걸 볼 수 있는 곳에 살게 된다고. 자기가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풍경이 있다고. 자기가 좋아하는 풍경이 있다고. 산이 보이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논과 들이 보이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숲이 보이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아침해 뜨는 것이 잘 보이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고.

난 이 풍경이 좋다. 이 시간에 잠시 보이는 하늘의 색이 좋다. 차를 타고 있거나 걷고 있거나 하면서 어딘가 가고 있는 길 위에서 보면 더 좋다. 오늘도 하루가 지나가는구나, 한다. 있을 곳에 돌아온 기분이 잠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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