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고 있는 모든 것이

하고 있는 말이 

무중력상태같다.

질서가 없고 둥둥둥.


무슨 말을 해야할지 떠오르지도 않을 뿐더러,

어떻게 어떻게 같다붙여 쓰고는 다시 읽으니까

좋게 잘 말하려고 애쓴 사이사이에

속에 감춘 것들이 머리를 디밀고 나와버려서

결국에는 종잡을 수 없는 말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어떻다는 건지.

어쩌자는 건지.

뭘 말하고 싶은 건지.

내가 써놓고 내가 헤매는 말이 되어버렸다.

꺼내지 않고 삼켜버린 말이 너무 많아서

말구멍이 막혔나.


원하는 것과 이상적인 것의 사이에서 그냥의 나는

겨울에 잠바 없이 내복바람으로 밖에 쫓겨난, 벌받는 아이처럼 

쩔쩔맨다.




잘자고, 잘자고, 잘자야겠다.

헤매는 게 말 뿐이랴. 

오늘 헤맨 나는 오늘 여기까지 하고 흩어져버려야지.

오늘은 영영 죽고. 

내일 아침 눈뜨면서 새로 살아나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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