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에 왔다.
함박 웃음을 하고 달려드는 아이들.

온유. 두 팔 벌려 내 몸을 꼬옥 끌어안고
"엄마는 왜 이렇게 따뜻해?"
한다.

+

다이소에서 산 봉숭아가루를 물에 개서
온유 손발톱에 발라줬다.
"친구들한테 자랑해야지-" 하고 벌써 흐뭇해한다 ㅋ

한결이는 "여자애들이 하는 거야. 절대, 절대 안해."
작년까지는 좋다고 했으면서 흥.
일학년 됐다고 남자 여자를 나눈다.
"딱 엄지 발가락만 할까? 딱 엄지 손가락만 할까?"하고 꼬셔도
당최 넘어오질 않는다.

온유는 30분 기다리는게 힘든지 1분마다 물어본다.
"몇분 남았어?"
"20분."
"에이~"

"엄마! 손가락 비닐로 싸야지."
"이건 비닐 안싸고 그냥 발라만 놓는 거야."
"에이~"

"아직 멀었어?"
"15분 남았네."
"에이~"

시간이 다됐다. 샤워실 가서 손발톱 씻고 오랬더니
얼마나 열심히 씻었는지 바지랑 티랑 홈빡 젖어서 왔다.
발갛게 물든 손톱을 손등까지 엄마한테 들어보이면서
씩 웃는다.

"이제 안아도 돼?"
"응."
젖은 옷 채로 달려와서 폭 안긴다.
엄마 안고 싶은 걸 참았구나.

+



헤어지는 시간.
언덕길을 올라가는 어린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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