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중고매장 종로점에 갔다가
벽에 걸린 에코백에 무심코 눈이 갔는데 헉!
'니체다.'
옆에 '말러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잊지 않고 자꾸 생각나게 할 장치로 딱이다. 3초 고민하고 샀다! ㅋ
배우러 온 일주일 휴가를 정리하는 기념으로 ㅋ

니체.
날 것의 삶과 마주치자. 내 몸에 이로운 충동에게 일상을 먹이로 주면서 가꾸자.​ 내 안의 모순과 역설도 끌어안고. 과거에 이루지 못한 그 꿈은 현재에 있다는 걸 발견하는 순간 그 꿈이 미래가 된다. 똑같은 상황, 다르게 행동하는 나.

말러.
음악하고 실험하기를 멈추지 말자.
가슴을 흔드는 음악을 하자. 홧팅 >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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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거절

오늘 사랑하는 벗님에게 내가 얽힌 일의 한계를 긋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 나의 상태를 살피고, 거절하지 않을 경우에 힘들어지는 나와 주변 사람의 상황을 쭉 둘러보고, 잘 거절하는 방법을 자세하게 들었다. 내가 거절을 잘 못하는 것이 걱정이라고, 거절할 때 보아야 하는 모든 것을 진심을 다해 알려주었다.
고마워서 먹먹한 감동이 밀려왔다.

거절 잘 못하는 나의 엉성함이 빛나는 순간,
야무지게 매듭짓는 벗님의 현실감이 빛나는 순간!

벗님의 말이 내 안에 들어와서 그대로 살아있는 것으로 보답해야겠다.
행동으로 보여줘야지! :-D


2> 논리

헌법재판소의 통일진보당 강제해산 판결문을 읽기 쉽게 고친 글이 느티나무통신에 올라왔다. 차광주 선생님 다운 일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으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꾸준한 분. 그 시도를 응원하고 싶었다.

페북에 공유하면서 글을 썼는데, 그 글의 엉성함이 논리의 달인 벗님의 정리를 이끌어냈다. 손뼉을 마주치는 듯이 똑바로 방향을 잡은 차분하고 정직한 반응에, 조금 감동 먹었다.
벗님의 숨은 내공이 글자의 옷을 입고 눈에 보이는 곳에 나타났다. 세상에 이렇게 맞는 말을 하다니.

빈틈없이 매끄럽거나, 포기할 정도로 처참하게 엉성하면 말을 할 수가 없겠지? 적당히 엉성해서 다행이다. 연결고리가 되었다. '좋아요'나 누르고 아무것도 안하는 것보다 훨 나았다고,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마음대로 기뻐한다 ㅋㅋㅋ

내 맘대로 논리글의 엉성함이 빛나는 순간,
벗님의 논리 분석 추리 정리가 빛나는 순간!

나도 정직하게 거울같이 비추고 반응하고
북돋우는 벗이 되어야지.

그나저나 민주주의는 이제 어쩌면 좋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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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만나고 친해질 때
처음의 시간이 있다.

마치 사랑에 빠진 것처럼 살짝 들뜨고,
궁금해하고, 공감하고, 묻고 듣고 웃고,
온 신경을 쏟으면서 만나는,
성실하고 짧고 강렬한 시간.
남녀노소 불문하고 한번은 꼭 거친다.


처음의 마음을 계속 붙잡고 있고 싶어도
앗 하는 사이에 사르르 넘어가버리니
때가 왔을 때 소중하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충분히 푹 빠져있어야지.
했는데, 시골에 와서 그 생각이 달라졌다.
그 마음이 어디 가지 않는다.
사람도 어디 가지 않고 ㅋ



시골에서 사람을 만나면
언제나 "친해지는 처음"이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바로 들어가는 이야기를 한다.
인사 빈말 뜸들임 군더더기 없이 대화가 통째로 삶이다.
좋은 마음이 사라지지 않고 넘어가지도 않는다.
만나면 만날수록 편해지고 깊어진다.

너무 사람이 많아서 내사람 네사람 가려서 집중해야 하는 도시가 아니어서 그런가? 시골에서는 아주 드문 드문 사람을 만나서 그런가? 내가 있는 공동체 한사람 한사람, 언니들, 괴산 사람들이 다른 곳에서 만날 수 없는 특별한 사람이라 그런가? 여튼 달라서 신기하다. 온 몸으로 대화하고도 진이 빠지지 않는다.

나도 시골 알맹이 사람이면 좋겠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진실함과 순박함에 흠뻑 물들어서, 시골에 사는 사람 아니고 그냥 시골사람이면 좋겠다.


그래서
오래오래 마음 곁에 두고
먼 길도 한걸음에 달려가 만나고
공부와 풍류와 삶을 나눌 벗으로,
나를 탐내면 좋겠다.
친해지는 처음의 마음으로 서로 아끼면서.


여기까지 써놓고 난 다음에 내 마음같은 구절을 발견해서 덧붙임.

"...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모든 처음은 얼마나 무서운가. 첫 사랑, 첫 친구, 첫 스승, 첫 동료. 처음이라서 서툴고 두렵고 설레고 그래서 애틋한 그 무엇. 한 존재의 급진적 변화를 끌어내는 첫 바이러스들. 급류 같던 몇 군데 '첫' 인연을 통과하고 <글쓰기의 최전선> 동료들을 만나며 나는 믿게 됐다. 인간은 처음 인연에 매몰된 만큼 성장한다."
- 은유. 올드걸의 시집. 청어람미디어.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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