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두시가 넘었다.
너무 피곤해서 잠이 안 올 정도로 피곤하다.
한참을 뒤척이다가 잠이 올락말락 올락말락 하는 순간
물소리가 다다다다 들린다.
누군가 샤워실에서 씻는다.
그냥 씻기만 하는게 아니라 노...노래를 부른다;;;
혼자 웃기도 하고 중얼중얼 말도 하면서 노래를;;;;

끝나기를 기다리다 기다리다 시계를 보니 새벽 네시.
"저기요, 지금 새벽 네시인데,
노래까지 부르는 건 좀 너무한 것 같아서..."
하고
샤워실 가서 슬쩍 얘기하고
얼른 살금살금 걸어 돌아왔다.

누가 듣고 있다는 걸 의식했는지
노래는 바로 그치고 물소리도 곧 그치고
멀어져가는 발소리와 함께 다시 고요해졌다.
제정신인 사람이었구나. 다행이다.

한편으로는, 가서 얘기한 자체로 마음이 불편하기도 하다.



언제 달아난 걸까. 잠도 같이 사라졌다.
그대로 뒤척이면서 밤을 샜다.


+

한숨도 못자고
글쓰기 공작소 수업을 어케 버티나.
이게 큰일이다.
눈이 벌써 욱신거린다.
가속도 붙은 포물선을 그리면서
피었다 지는 목련송이처럼 툭 퍽 툭 퍽 떨어질
내 머리통에 위로를 ;_;




+



다행히 하나도 안 졸았다 ㅋ


평소대로

큰 텀블러에 진하게 타간 커피 500미리를

간간히 나눠서 들이키고

당이 떨어질 때쯤 칼로리 바란스 한조각씩을

입에 살그머니 넣고 녹여먹고 ㅋ


쉬는 시간을 요청한 어떤 신입학생 덕분에

중간에 쉬는 시간에 겉옷을 안입고 옥상에 나가서 

후덜덜 떨면서 찬바람 쐬고 왔더니

정신이 번쩍!


긴 방학 끝나고 듣는 글쓰기 공작소 첫시간이라 설레기도 했고

2017 신춘문예 소설을 전부 다 다루는 문체특강 수업이

너무 너무 재밌기도 했다.

이러저러해서, 무사히 즐겁게 공부했다.


새벽에 잘 잤더라도, 수업이 너무 재밌더라도,

졸음이 올 수 있다 +_+ 

한순간 깜빡하면 혼미해진다 +_+

한번 한번 수업마다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졸린 걸 부끄러워하지 않고, 

깰 수 있는 방법을 여러개 마련해서

적절한 타이밍에 바꿔가면서 시도하는 것도

나한테는 필요한 공부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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