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아무리 많아도 촛불집회에 안가는 것이
영, 마음이, 하, 너무나 불편해서 견딜 수가 없어서,
광화문 간다.
양초 두 개랑 십자로 구멍낸 컵이랑 싸가지고
4호선 타고 이수역을 지나고 있으니
점점 살 것 같다.

언젠가부터 토요일 저녁은 마음이 먼저 거기다.
다른 곳에서 다른 것을 하려는 생각만으로도 불편하다.
막상 가서는 별다르게 뭔가 할 수 있는 것도 없는데.
그냥 거기 있는 것 뿐인데도.
그래야 내가 살겠다.



+


세월호 참사 998일.
가서 알았다.


+

세월호는 학살이다.
세월호를 인양하라.
진실을 인양하라.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박근혜를 "즉각" 구속하라.
김기춘을, 우병우를, 황교안을, 구속하라.
박근혜는 내려가고 세월호는 올라오라.

청운동 주민센터에서 광화문까지 걸으면서
같이 외치고, 외치고, 외쳤다.


"세월호는 학...."
아퍼. 아퍼. 목소리에 울음이 섞여나와서 글자 여덟개를 다 말하지 못한다.
세월호는 학살이다. 세월호를 인양하라. 진실을 인양하라.
수십번 되풀이해서 외치는 동안
어느새 울지 않고 끝까지 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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