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에는 20대 초반 청년들이 눈에 띄게 많이 보였다. 차샘 찾느라 세종대왕 동상에서 이순신장군 동상까지 물길 밟으면서 가는 동안 보니, 청년이 거진 반은 되는 것 같았다. 애띤 얼굴. 얼굴에도 옷에도 멋을 조금 내기 시작한 애띤 얼굴. 그 애띤 얼굴들이 사방에서 우비를 입고 우산을 쓰고, 소나기 아닌 장마처럼 내내 쏟아지는 장대비 속에 서있었다. 그래서 달랐나. 여태까지 있어본 집회랑 좀 달랐다. 이제는 정말로 가만있지 않겠구나 싶었다. 이 스무살들은 내년에도, 그 후년에도, 그 후년에도 새롭게 더해져서 나타나, 가만히 잊혀지고 덮어두게 하지 않겠구나 싶었다.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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