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절기는 이제 다 지나고 곡우 하나 남겨놓고 있는데, 요며칠 뒤늦게 봄탄다. 학교가려고 버스타러 가면서 글썽이고, 샘들이랑 점심 도시락 먹으면서 키우던 강아지 죽었다는 얘기에 글썽이고, 내 안부를 물어봤다는 스승님 얘기에 그리워서 글썽이고, 한자 쓰다가 까닭없이 글썽이고, 애들 사진보다가 글썽이고, 밥먹다가 글썽이고, 물마시다가 글썽이고, 자려고 불을 딱 끈 순간 글썽이고, 아주 시도때도 없는 글썽글썽 글썽쟁이가 됐다. 봄타는 글썽임과 동시에 무릎과 팔꿈치를 접기가 어려울 정도의 관절 시큰거림도 왔다.


왜 이럴까. 혹시 마음이 어딘가 불편해서 그렇다면, 불편함이 될 수 있는 이유를 써보니 대충 후딱 써봐도 스무개가 넘어간다. 그러니까 알겠다. 뭐, 당연하다. 초긍정은 하루 하루 상황을 풀어가려는 내 의지인거지, 상황이 초긍정이어서 무지개빛 미래가 자고 일어나면 기다리는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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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샘 한분이 나더러 "평소에는 조용하게 말 안하고 있는데, 어쩌다 한마디 하면 빵빵 터져요. 너무 웃겨 ㅋㅋ" 했다. 그 말 듣고 둘러선 샘들이 다 같이 "맞아 맞아" 하면서 크게 웃었다 ㅋ 진짠가 싶어 신기하기도 하다. 뭔 말 해도 웃어주는 샘들이 사실은 문수보살님일수도 ㅠㅠ

 

의외의 곳에서 힌트를 얻었다. 넉살력! 평소 에너지를 잘 아꼈다가 한번 확 웃고 넘어가기. 상황을 보는 눈을 바꿔서 상황을 바꾸는, 앉은 자리에서 앉은 자리를 바꾸는, 넉살력을 키워야겠다. 글썽이는 마음을 단박에 뒤집는 넉살력근 트레이닝! +_+ 어떻게 하는 건지는 모르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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