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건 알아서)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
범계역 거울 앞에서 스스로 한방 박는다.
그냥 오늘 모습을 남겨두고 싶었다.


퇴근하고
뚝섬역 성수동 북카페에 다녀왔다.
오사님이 오사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아 ^^
각자의 꿈과 제 2의 인생 이야기를 하는 자리를 만들고
나도 불러주셨다.

오사님 가족도 보고
오사님이 초대한 사람들도 보고
반가운 싸이사람들도 만나고 왔다.

세상에, 사람들이 10년이 지나도 똑같다.
원래도 멋있던 분들이
10년 내내 멋있음을 일상으로 갈고 닦아온 것처럼
여전히, 아니 훨씬 더 깊이 멋있다.
나도 10년 전이랑 똑같단다.



아주 많은 사람이 있어서 한시간은 쩔쩔맸다.
트래픽이 초과되면 먹통이 되는 웹서버처럼.

반가운 마음은 가득인데
그동안 잘 지냈는지 좋은 질문도 못했다.
뭐라 대꾸했는지도 모르겠다.
긴장해서 먹는 게 어디로 들어가는지 몰랐다.
그래도 얼굴 보니까 너무 좋고, 그랬다.

내 트래픽 용량, 그니까 최대 동시접속자 수는
나 말고 두사람 혹은 세사람 정도가
최적이고 쾌적하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한다.

이렇게 ​트래픽 용량초과가 불보듯 뻔한 자리는
낯설고 두려워서
웬만하면 다 피하지만
그럼에도 오늘 눈 감고 나를 내던질 용기를 낸 건
오사님이라서다.

오사님 덕분에
생각지도 못한 사람들도 만나고
자기 자리에서 빛나는 사람들의 꿈 이야기도 들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생각지도 못한 얼굴이 되었겠다.

오사님이 불러주는 자리에서는 늘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듣고
생각지도 못한 맛있는 걸 먹고
생각지도 못한 사람을 만난다.
그리고 오사님네 아이들 커가는 걸 눈에 담아올 수가 있다.

그래서 가기 전에도 덜덜 떨고,
가서는 머릿 속이 하얘지고,
돌아와서는 왜 그렇게 밖에 말을 못했는지 폭풍 부끄러움에 시달리지만
기어이 불러주시는 자리에 또 가고 만다.

그래서 오사님은 나를
낯선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사람으로
알고 계시다 :-D ㅋㅋㅋ




어찌어찌 살아 돌아왔다 ㅋ
무사귀환 기념짤.

이 옷은 위장술이다.
당황한 머릿속이랑 당황한 얼굴이 새하얘도
옷색에 묻히고 가려지는 용도다 ㅋ


담에는 먹통상태라도
정신차려서 좋은 질문 하고
질문받으면 젤 좋은 생각문장 답할 수 있기를
다짐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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