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를 알릴 수 없는 비밀의 벗들과
코엑스 핸드메이드페어 마지막 날에 다녀왔다.


여기 와서 새로 만난 그림책이라고
좋아라 하면서 사진찍었는데
전에 한번 봤던 그림책이다.
처음 봐도 좋고 다시 봐도 또 좋다 :-D

나도 벗들도 자라서 자라서
이렇게 책 읽기 좋아하는 할머니가 되겠지 :-D
책 못 읽게 밀려드는 오만가지 일을 다 해치우고
간신히 앉아 한숨돌리면서 책을 읽는 할머니 :-D

써놓고 보니
굳이 할머니 되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오만가지 일을 해치워가면서 간신히 책 볼 수 있는 건
지금도 별로 다르지 않다;;;

어쨌든
뭔가를 무척 좋아해서
일하는 시간과 좋아하는 것을 하는 시간을 나누고
일상을 새로 배치한다면,
좋아하는 것을 즐겁게 하려고 벼르면서
눈 앞에 닥친 일을 잘 맞아들였다가 보낸다면,
나한테도 할머니한테도 그 동력은 책이라는 거 :-D



뭐든지 쓰고 그릴 수 있는 노트.
전통 바인딩에 연필까지 오천원.

주말에 페어 다녀왔다니까 벗님이
"거기서 뭐, 샀어요?" 하고 물어봤는데 아차 싶었다.
"아앗! 먹는 거만 사먹었어요! >_<"
그렇다. 뭘 좀 사주라고 그 많은 사람들이 모인 건데
암것도 사지를 않다니!

빈 노트가 많아서 보기만 하고 안 샀는데
거기까지 온 작가 힘이 나게 하나 살걸 그랬다.
이거 사지 않은 게 계속 눈에 밟히고 마음에 걸린다.


거기까지 가서 만난 금정연 작가님 책 :-D
담에 읽어야지, 하고 눈도장 찍고.​


북바인딩, 기초는 배웠는데 고급도 언제 배워보고 싶다.
요거 가르쳐주는 비플랫폼은 합정역 근처다.
만만한 거리로세.


원목 책상 상판을 보니 마냥 좋다.
호두나무, 느티나무 등등이고
작은건 120만원, 중간건 180만원 정도.
이걸 사서 집에 들여놓는다면,
여기서 뭘 하고 싶은가 생각해보니
역시 책읽고 일기쓰기 ㅋ
없어도 이미 하고 있는 책읽고 일기쓰기 :-D

없어도 되고 들일 데도 없지만
그저 보는 걸로도 너무 좋다.
내게 너무 황홀한 공간, 책상을 상상하게 해주어
고마웠다 :-D


느티나무를 자르면 이렇게 생겼구나.
경외감이 들었다!


베틀이다. 앉아서 짜봤는데 너무 재밌다 =_=+
짜는 게 재밌다기보다는
이 틀이 작동하는게 흥미로웠다.
베틀은 피아노 페달 밟고 연주하는 것처럼 움직였다.
아래에 있는 페달을 나누어서 밟는데
이쪽 밟으면 실을 이쪽으로 보내고
저쪽 밟고 실을 저쪽으로 보내고 하면서
천을 짰다.
제일 큰 베틀로는 75cm 한마 폭에 10미터 길이도 짤 수 있다고 한다.

영화 <수면의 과학>에서
꿈 속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면 피아노랑 연결된 베틀에서
아름다운 문양의 카페트가 줄줄줄 짜여서 나오는 장면이 있다.
베틀에 앉아서 밟고 잡고 덜커덕 덜커덕 하고 있으니
그 기발하고 아름다웠던 장면이 새록새록 떠올라 :-D



이후는 돌아다니면서 열심히 보느라고 사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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