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은 어땠더라.

이런 얘기까지 해도 되나,
이런 얘기 물어도 되나,
이런 얘기 들어도 되나, 싶은 얘기를
한모금 한모금 더해가면서 나눈 첫 순간 덕분에
우리는 여기까지 온 게 아닐까.

돌아보니 기적같다.
두번 다시 같은 걸 만들 수 없는 요리처럼
두번 다시 같은 걸 할 수 없는 사랑처럼
단 한 사람과 단 한 번의 사건이었다.
그 후부터 이 생의 (질긴) 인연이 시작되었다.


난 그 때마다 대체 뭐라고 했을까.
잘 듣기는 했나. 잘 물어보기는 했나.
대화는 어떻게 하는 거더라.
어떤 장면은 너무 부끄러워서
이불 속에 숨고 싶기도 하다.

사람들은 어떻게 지금도 내 옆에 있는 걸까.
믿을 수 없이 신기하고 고맙다.

내가 잘해서가 아닌 걸 안다.
좀처럼 만나기 힘든 굉장한 사람들을 어쩌다 만난 거다.
하루하루가 호사다.
한번 한번 만남과
한마디 한마디 이야기가 다 호사다.
벗들이 이러니, 책 많이 읽어서
좋은 생각하고 좋은 말 하는 훈늉한 사람이 되고 싶다 >_<



오늘도 숨샘 붕붕샘이
폭염을 뚫고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와 활짝 웃는다.
나는 튀어오르는 것처럼 발딱 일어나 "왔어요!" 한다.
아, 이 애틋한 우정의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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