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복잡하고
내일은 막막한 오늘이 거의 끝나간다.

여기는 범계역 CGV.
<박열>을 드디어 보고,
날 닮았다고 벗들이 그렇게 그렇게 얘기해준
가네코 후미코한테 반해서 나왔다.

와, 멀쩡하고 고운 얼굴로
제 정신이 아닌 듯 거침없는 장면들이
과연 듣던 대로 나같다 :-D
(이 바닥의 미친ㄴ은 나야! 포스 ㅋ)

싱긋 웃으면서
"당신은 새 옷을 입어도
처음 만났을 때처럼 거지같아 :-D"
유머에 빵 터짐 ㅋ

천천히 되새김 되새김 해야지.
붕붕샘이 "영화를 보고 나니 가네코 후미코가 궁금해졌어요." 했는데
나도 그렇다 >_<

동지가 되고 싶은 사람과 동지가 되려면
내가 좋은 동지면 되는데
보다 보니 생각없이 여자여자 하곤 하는 내가 떠올라
뜨끔하다. 반성한다.



집에는 걸어간다.
안양에 살고 있는게 오늘따라 고맙다.
범계역이나 평촌역이나 안양역이나
어느 곳에 내려도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집이 있고,
늦은 밤에도 안전하게 걸어갈 수 있어서 좋다.
걸어가고 있으면서 새삼 고맙다.
보고 싶은 책도 가까운 도서관에 대략 다 있는데
그렇게 빌린 금고문님 책 한권이
오늘 내 가방에 하나 들어있는 것도 새삼 고맙고.


싹 씻고, 죽은 듯이 자고,
아침에 일어나
예쁜 옷 입고
머리 올려묶고
반짝반짝 귀걸이 하고
일찍 출근해야지.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앞에 닥친 일을 또 사부작 사부작 할테다.



마음은 복잡하지만
(어째 정리하면서 가는 데도
날마다 더 복잡해지는 것 같지만)
여튼 걸으니 좋다.
내일도 뭐,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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