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라고 열시까지 출근하고
동료샘들이랑 같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시간휴가내고 한시간 일찍 퇴근해서
신형철 문학평론가 특강 영화 드라이브마이카 이야기 들으면서 저녁먹고는
그 상태로 불 다 켜놓고 깜빡 잠들어서 출근준비하는 새벽에 눈 뜬,

보일러는 8시간마다 20분씩 돌리고 있는,
11월 중순이었다.

광역버스 타러가는 출근길. 저기 해뜨는 쪽 서울에 회사가 있다.
점심먹고 뒷산 산책하는 길. 온통 잣나무 향이 난다.
맨질맨질 평평한 흙길을 걷는 호사
해가 지는 쪽에 집이 있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 여름 결산  (0) 2023.08.10
어디 가고 싶은 하늘  (0) 2023.08.10
아침 출근길, 미래로 돌아간다  (0) 2022.09.02
2022 여름결산  (0) 2022.08.24
아침 출근길  (0) 2022.08.22


근래들어 이웃집 윤사장이 어쩌다 내 폰 사진첩을 보고
늙으면 좋아진다는 바로 그 꽃이랑 나무만 있다며
까르르 웃었는데

헉 그런가 ㅋ
뭐 어쩔 수 없다. 늙은 게 맞다 ㅋ

햇빛받은 잎 뒷면에 비치는 연한 초록색, 나뭇잎 그림자,
하늘 색, 구름 모양 같은 것이
요새 매일 새록새록 아름답고 뭉클하다.


+

인류가 스스로 불러온 환경재앙으로 절멸한 세계에서
시간을 거슬러 지금으로 돌아와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의 마지막 초록색을 보고 있달까.

돌아올 수 없는 단 한번의 순간을 매일 마주하면서
끝내 막을 수 없는 미래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아 이게 마지막인데 너무 빨리 지나가네, 하면서.

SF를 너무 많이 봤음 ㅋ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디 가고 싶은 하늘  (0) 2023.08.10
출근길 퇴근길 산책길  (0) 2022.11.18
2022 여름결산  (0) 2022.08.24
아침 출근길  (0) 2022.08.22
재택격리  (0) 2022.08.01
매일 매일 산을 타고 출근하는 길
출근길 최고 고비인 오르막 계단. 숨은 넘어가고 다리는 후들거리면서 계단을 오른다. 처음보다 많이 나아졌다.
길에 널려있는데 아무도 주워가지 않는다. 이렇게 반짝반짝 알밤같이 예쁜데, 찾아보니 독이 있다는 마로니에 열매.
퇴근중이다. 예술의 전당 앞 느티나무길. 이 길은 비가 올 때도 좋고 바람이 살랑일 때도 좋다.
일단 대충 찍고 나서 요시고가 여기에 왔어도 건물과 빛과 그림자를 이렇게 찍었을 거라며, 아름다움을 눈에 붙잡은 스스로를 대견해함 ㅋ


이번 회사는 출퇴근만으로 하루에 만걸음을 채우고 있다.

아침에 여섯시 반에 일어나는 것도 몸에 붙었다.
이런 신새벽에 일어나 출근준비를 할 일이 없었는데
상황에 맞춰서 어느새 몸도 맞춰진 것이 신기하다.

세상에 내가! 여섯시 반에! 매일 일어나다니!
새벽 공기를 마시는 인간이 되다니!
인생 참으로 미라클이다. 대전환기를 맞이했다.
이렇게 일찍 일어날 수 있는 나에게
세상 두려울 것이 없다 와하하

하루 만걸음.
아침 여섯시반에 일어남.
올여름은 출근길 적응으로 결산 :-D

+

출근 두시간 퇴근 두시간이라
하루가 앗 하면 끝난다.
시간이 부족한 만큼 부지런하려고 한다.

스케줄러에다 건의사항을 쓰고 있다.
내가 틈틈히 낮에 제정신일 때에
밤에 노느라 바빠 제정신이 아닌 나에게 부탁한다.

"일찍 자줘"
"오늘 일찍 자줘라"
이 말이 날마다 써있다;;

부지런떨어서 내일 준비 마치고
좀 더 놀 욕심을 내려놓고 자정에 눈을 딱 붙이는 것.
출퇴근길에 제정신인 나를 소환해서 책을 읽는 것.
요 두 가지가 가을 결산 목표다 :-D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출근길 퇴근길 산책길  (0) 2022.11.18
아침 출근길, 미래로 돌아간다  (0) 2022.09.02
아침 출근길  (0) 2022.08.22
재택격리  (0) 2022.08.01
오늘 퇴근길  (0) 2022.07.2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