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반딱 눈뜨고 잠 다 깼는데
눈 떴다 하기 무섭게 다시 잠들고,
그러다 배고파 깨서 밥을 차려먹자마자
또 졸음이 몰려들어 잠들고

무슨 잠이 어디 아픈 것처럼 혼곤하게 와서
왜 이러지 하면서 잤다.
일어나보니 생리시작.

아, 다행이다.
요 며칠 혼자있을 때
울먹임이 명치끝에서 찰랑찰랑하던 것도
밤 늦게까지 잠 못이루던 것도
생리 시작하면서부터 끝이다.
이번 달도 요 정도가 고작이고 별다르게 큰 부침 없이
무사히 생리 전 증후군 시기를 넘어갔다.

여전히 호르몬에 휘둘리지만, 안 휘둘릴 수가 없겠지만
짧고 얕게 휘둘리는 강인한 육체로 거듭나고 있다.
수영과 야채 덕분인 듯.
일상을 가꿔준 어민(=어제의 민경)이에게 감사한다 :-D


자다가 저녁이 되었네.
송도 가야지.

배도 살살 아려오고 허리도 뻐근한데
온수매트 놔두고 가려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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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기숙사에 있으면
이렇게 쭉 지낼만 할 것 같고
짐을 최소한으로 줄여서
제주도든 북한이든
승용차 한대에 다 싣고 움직일 수 있으면 좋겠고

춘천집에 오면
역시 집은 내 살림살이 가지고 착착 음식해먹고
온수매트에서 따뜻하게 자고 피아노도 두들겨야지,
몇 개월을 살더라도 이사가자, 하게 되고.

생각이 사이좋은 시소처럼
이쪽 저쪽 똑같이 오르락 내리락 한다.

춘천집 계약기간이 끝날 때까지
어쩔 수 없이 기다리는 네달 덕분에
회사와 집과 짐을 생각하는 마음의 윤곽선을
강원도 별장놀이하면서 천천히 그릴 수 있었다.


+

오래 살고 싶었던 괴산에서는
10년도 지나지 않아 빈 몸으로 나오고

매일 밤산책하던 대공원이 좋았고
제일 좋아하는 빵집이 있는 과천에서는
살던 집이 재개발 시작해서 일년 살고

임시로 몇 달 살겠지 했던 안양에서는
코앞에 있는 도서관이랑 24시 카페를 좋아라 하면서
학교랑 회사까지 일년 다 채워 살고

고향에 돌아왔구나, 여기서 계속 살게 될까,
애들이랑 같이 사는 것까지 상상하고 설레던 춘천에서는
정작 7개월 반쯤 살았다.
타지인이라는 소리도 듣고 하하;;
타지인이란 말에는 아직도 맘 한구석이 짠 하다 으윽.
공지천부터 이어지는 소양강 산책로를 발굴하려고
춘천에 온지도 모르겠다.
언제든 여행오면 다시 걸을 인생 둘레길이다.

인천 송도는 춘천처럼
출퇴근할 때 걸어다닐 수 있어서 좋고
산책길이 안전해서 좋다.
동네 친구도, 맛있는 일본라멘집도 있다.


+


아무튼, 내 집 없으니 어차피 월세는 나간다 ㅋ
한치 앞을 모르는 건 어디든 언제든 같았다.

이사 가는 곳이 어디든
거기서부터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낮엔 일하고 밤엔 산책하고 책읽고
주말엔 벗들이랑 어린이들을 만나러 갈 거니까
괜찮아.

괜찮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언제 어디든 어떤 상황 앞에서든
괜찮게 지낼 수 있게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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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 기간이 너무 연속이면

예를 들어
월화수목금 하루도 빼먹지 않고
수영 강습을 들었다던지,
술은 언제 마지막으로 마셨는지 까마득하고
매일 저녁 샐러드를 세달째 먹고 있다던지,
한주에 한권 읽기로 했는데
두권 다 읽고 세권째 읽고 있다던지,
주말이라 춘천집에 왔는데
집이 우렁각시가 청소한 듯 말끔하고
내일 먹을 찌개랑 밥이 냉동실에 한끼 분량씩
착착 쟁여져 있다던지 하면,

반항하는 마음이 슬그머니 머리를 들고 일어나
뭐 타락할 것이 없나 두리번대는 것이다.

아 정말 타락하고 싶다!
수습 안 되는 사고 치고싶어!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고 나서
내가 왜 그랬을까 벽에 머리 박고 후회하고 싶어!

회사 집 수영장 서점 아니면 가는 데가 없다니
무슨 입신양명을 하겠다고
이렇게 세속 욕망도 없고 반듯하고 완벽하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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