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은 얼굴이 까맣다.
옷을 입어서 해를 안 본 몸도
햇볕에 그을린 얼굴만큼 까맣다.
얼굴보다 몸이 조금 더 까만 건 신기하다;;;

몸집이 또래보다 좀 작아도
단단하고 재빠르고 잘 뛰어다닌다.
어르신들이 보고 "아이구, 토종이네!"

정말 배가 고파서 잠깐 먹는 시간을 빼고
절대 대부분의 시간을 몸으로 논다.
웃으면서 뛰고, 기고 매달리고 판다.

오랜만에 만나면
"엄마!" 하고 처음 한번 딱 반가워하고
바로 노는 모드로 전환.
뛰고, 뛰어내리고, 기어오르고, 매달리고, 기면서 논다.

소리내서 잘 웃는다.
뭐가 그리 재밌는지
연신 눈을 초승달 모양하고 하하하 웃는다.


구르는 명랑 군밤 형제 :-D



+


어제 미루나무숲 공원에서
너무 잘 노는 아이들을 보면서
새삼 고맙고 미안했다.

한번도 야단치지 않았다.
소리 칠 일이 없었다.
좋은 데 데려가려는 건 만고에 내 욕심이었네.

아이들한테 가장 즐겁고 신나는 곳은
마음대로 소리내서 웃고 뛸 수 있는 곳이었는데.
잘 노는 아이들한테
"안돼! 하지마! 가만히! 조용히!" 할 필요도 없는데.


앞으로는 어제처럼 힘을 빼 봐야겠다.
차타고 멀리가는 멋진데 놀러갈 힘 빼기.
맛있는거 먹겠다고 애들 이리저리 몰고갈 힘 빼기.
엄마 있다고 별다를 것도 없이
날마다처럼 하루 잘 놀기.
참 잘 놀았다.

그렇게 시간을 함께 보내고
다음에 또, 다음에 또 만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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