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마주치는 거리에서 목소리를 들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벗이, 아이들이, 없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안아주고 웃어주고 뽀뽀해주고 깨물고 울고 싸우는 아이들이 없다. "부침개 먹자! 술먹자! 밥먹자!"고 벗이 불러주면 냉큼 뛰쳐나가는 비오는 날이, 오늘은 아니었다. 오늘 뿐일까.

하루가 조용하게 지났다. 나는 그럭저럭 잘지내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시간이 있었다는 것을 떠올리면서, 울지 않는다. 마음은 일렁일렁하고 몸은 잔잔했다. 이 조용한 시간을 혼자서 잘 보내는 것이 앞으로도 큰 숙제겠다. 외로울 줄 알기. 이것도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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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심 연필 여섯자루랑 연두색 연필깎이를 샀다. 연필을 사고 나니, 살고싶다. 살아서, 이 연필이 끝까지 닳을 때까지 뭐라도 적어보고 싶다. 이 연필 끄트머리에서 뭐가 나올까. 사각사각 길을 내보자.



내친 김에 색연필도 싹 다 깎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새 색연필이 깎는 대로 계속 깎여서 반토막 몽당색연필이 되어서 나오는거다. 웬일이야, 아까워라 ㅠㅠ
살펴보니, 보통 연필보다 몸통이 얇아서 계속 들어가는 거였다. 연필깎이가 예쁘기는 한데 자칫 신경 덜쓰면 몽당색연필 제조기도 된다. 다른 연필깎이도 이럴까? 색연필 깎을 때는 조심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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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내리라 믿는다고,
잘해내고 있다고,
잘지내라고
멀리서 응원받으니까
꾹 참았던 눈물이 방울방울.

씩씩하게 잘지내기.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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