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마주치는 거리에서 목소리를 들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벗이, 아이들이, 없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안아주고 웃어주고 뽀뽀해주고 깨물고 울고 싸우는 아이들이 없다. "부침개 먹자! 술먹자! 밥먹자!"고 벗이 불러주면 냉큼 뛰쳐나가는 비오는 날이, 오늘은 아니었다. 오늘 뿐일까.

하루가 조용하게 지났다. 나는 그럭저럭 잘지내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시간이 있었다는 것을 떠올리면서, 울지 않는다. 마음은 일렁일렁하고 몸은 잔잔했다. 이 조용한 시간을 혼자서 잘 보내는 것이 앞으로도 큰 숙제겠다. 외로울 줄 알기. 이것도 홧팅.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강 첫주  (0) 2016.03.13
숙제 : 조절  (0) 2016.03.06
연필깎이와 연필  (0) 2016.03.06
건승  (0) 2016.03.05
동의보감과 사유의 모험  (0) 2016.03.0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