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어젯밤 진찰을 해 보더니
나 앞뒤로 임맥 독맥이 다 막혔다고 한다.
이러다 큰일난다고.

나는 아픈 줄도 몰랐는데
진맥한다고 배를 꾹꾹 누르니까
손만 대도 "아야 아야~ ㅠㅠ"

원인은 암만 봐도 스트레스.
마음에서 떠나라고 파도가 몰아치는데
휩쓸리지 않으려고 용을 쓰느라 스트레스.

곧 순식간에 등짝이 고슴도치!
온유가 봐도 웃긴지 옆에 와서 장난치다가
혼쭐이 났다.

뺄 때 한결이 온유가 달려들어서 다 빼줬다.
엄마가 낫는데 한 도움 했다는 자부심에
요놈 곰돌이들이 가슴을 펴고
으쓱으쓱 의기양양하다 ㅋ


+

어쩐지 아침에 더욱 일찍 눈이 떠져서
청소하고 밥하고 빨래 돌리고 있다.
의욕이 잠깐 솟는다 크하하.

갑자기 왜 의욕이!
박카스샘 강의에서 들은 것 처럼
스피노자 식으로 주변의 원인을 살펴보니.

어제 밤 맞은 침의 효과도 있겠고.

주말에 다녀간 새롬이 얘기도 가슴에 남고.

"언니는 너무 생각이 많아요! 저는 하기 싫으면 빨리빨리 후딱후딱 대충대충 해치워버리거든요. 그래야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으니까."

만두국에 다진마늘 한숟갈을 '팍!'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순식간에 넣는 새롬이의 동작을 보고 깨달음이 왔다 +_+

저것이 바로 요령. 민경이는 원체 못하기도 하고 좀처럼 늘지도 않는다고, 선교언니가 애정을 담아 요령의 예를 가르쳐 준 그, 살림의 요령 +_+

한편 어제 남편이, 일년 내내 버려달라고 애원애원해도 못들은 척 하던 뒷마당 쓰레기를 트럭에 싣고 나가서 다 버려줬다. 쓰레기가 다 나가니까 마음이 가볍다.

그리고
내일 또 고미숙샘 강의 들으러 상경이다 >_<
금요일 밤부터 두근두근두근두근-
신데렐라처럼, 할 일을 해놓고 무도회 가야지.

+

청소하고 밥하는 것도 공부랬다.
요령이 없고 잘 늘지 않으면
시간을 더 들여보아야지.
병나면 또 침맞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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