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학원 수업 마치고 나래네 집에 왔는데, "이거 언니책이지?" 하고 한 권 내민다. 나래랑 같이 살다가 이사할 때 섞여들어갔나보다.

겉표지를 한장 넘기면 "사랑하는 노-"로 시작하는 편지가 깨알같은 글씨로 써있는 책. 내가 어떤 이의 말에 상처받고 남들 앞에서는 내색 안하고, 아무도 없을 때 그 앞에서 엉엉 울고나서 받은 책선물.

그 기억이 다 살아나서 책을 받아들고 앉아서 흑흑 운다. 나는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남 앞에서 괜찮고 씩씩하고 웃고 나를 변호하는 한마디 제때 제대로 못하고, 돌아와서 혼자 운다. 오늘도 또 그랬고. 여전히 이렇게 바보같은 걸 그가 알면 마음 아파할텐데.

사랑받은 기억이 8년 9개월 전 편지에서 나와 다독다독 힘내라 한다. 고마워. 위로가 필요했어.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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