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26(토)

바로 다음주부터 중학교에 가야하는데 책가방도 공책도 필기구도 없어서 오늘 나가서 다 사가지고 오자고 했더니, 한결이가 싱글싱글 웃으면서

"나 안 나가고 집에서 그냥 놀고 싶은데 그래도 될까? 가방은 엄마 마음대로 골라도 돼. 핑크색도 괜찮아. 시크릿 주주나 콩순이나 공룡이 그려져 있어도 다 괜찮아. 나는 집에 있을게. 잘 다녀와 엄마."

해서 까르르 웃었다 ㅋㅋㅋㅋㅋ 어림없는 소릴 ㅋㅋㅋㅋ

"반짝이가 막 달린 것도 괜찮고 무지개색인 것도 괜찮아.
나 그럼 이제 집에서 놀게? 헤헤헤"

너스레쟁이 같으니 :-D

+

쇼핑몰 가서 눈으로 보면서 고르는데
다 칙칙하고 등산가방 같아서 싫다고 한다.
그치. 청소년 책가방이 초등 모양 같지 않지.

보다가 산호색 가방을 가리키면서 "이거 좋아" 했는데
주 책가방으로 쓰기엔 너무 얇고 주머니도 몇개 없었다.
안타깝지만 보조가방스러워서 패스.

그러고 보니 그렇네.
색도 모양도 비슷비슷하고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다.
중고등학생한테 그렇게 가만히 학교생활하라는 것처럼.

결국 때가 탈 것을 각오하고 그나마 밝은 색으로
베이지색 가방을 골랐다.
한결이의 다채로운 색취향이 묻히지 않고 자라나도록
잘 물어보고 지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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