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에 하나 오늘이라도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남는 건 일기 뿐 아닐까.

한번씩 띄엄 띄엄 남긴 사소하고 소소한 기록이
살아있는 날을 한 줄로 잇겠지.
살아있었다는 증거의 대부분이 되겠지.


+

와우북 페스티벌에서 김선형 번역가님한테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를 꼭 읽어봐달라는 얘기를 듣고,

압구정 북큐레이션 서점 PARRK에서
(압도하는 두께의)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
(일기보다는 얇은 두께의) 동화, 시집, 드로잉북을 보고,

어제
“민경샘 육아일기를 읽었는데,
일기 속에 그냥 다 있더라.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있는 그대로의 민경샘이 있더라.”는
벗님의 이야기를 듣고,


떠올린다.

요만큼 쓴 여기까지가 마지막 내 이야기, 내 삶.


+


더 살아있다면,
여기까지가
다음 문단을 시작하려는 이전 문단의 마침표겠다.
살아있으니 계속 새 이야기를 써나가보잣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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