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3.25일 수요일이다.
화요일 저녁 강의를 듣고 아침에 또 조조영화보러 가자. 봄기운이 마구 뻗쳐서 엄청 헤매고 싶었는데, 요번에는 어디 한번 걸어가볼까 :-D

"남산만 넘으면 되는거 아닌가? 하하!"

빈집 구름집에서 남산도서관까지는 걸어봤고, 남산도서관에서 충무로역 대한극장까지다. 길찾기 지도를 확인하고 출발!


해방촌 오거리에서 과격하게 경사진 언덕을 올라가면 보성여중고앞 버스정류장. 남산도서관 가는 큰 길이다. 앗 파란불!


순식간에 지나간 엄청 빠른 자전거.
'오오~ 자전거! 조조시간 안늦게 타고가면 좋겠다. 하지만 괴산부터 가지고 다니면 짐될테지. 나는 그냥 둘레둘레 보면서 이생각 저생각 하면서 놀멩놀멩 걸어야지~ '
저 멀리 남산도서관이 보인다.


남산도서관을 왼쪽에 두고 언덕을 올라갔다. 도서관에 들어와서 넓어서;; 잠시 헤맸다. 저 흰 돔지붕 건물은 서울특별시 교육연구정보원이란다. 저 건물 보고 길을 찾았다.


남산도서관 주차장 뒤. 한돌이랑도 와본데다! 책읽다가 나와서 커피마시기 참 좋겠다. 나는 공부가 좋아서 여기에 감탄하지만, 어떤 공부는 너무 지긋지긋해서 여기를 벗어나고픈 사람도 많겠지.


돔건물을 지나려는게 어디서 많이 보던 모양의 나무가! 큼직한 느티나무가 반갑다. 오른쪽으로 고개돌리니 남산타워가 눈에 콱 들어온다.​


느티나무를 지나자마자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 마지막 장면을 찍었다는 층 많은 계단. 빌딩숲이 내려다보이네.
이렇게 남산을 어물어물 넘어간다. 언덕 하나 오르고 계단을 내려가고 ㅋ


빠른길찾기 지도에는 왼쪽길로 가라고 했지만 나는 3초 고민하고 산길을 선택했다. 이 길을 걷다가 헤메는 것으로 목표를 급 수정 ^^ 시간 맞으면 영화는 덤이다~ 흥분 흥분


사이좋게 걷는 분들. 좋다-
나도 언제 이렇게 좋은날 친구랑 사이좋게 도란도란 걸을테야.


개나리가 피고 있어!!!!!!!!


잡아먹어주고 싶게 예쁜, 원추리 군락.
서울 사람들은 이런거 못뜯어먹겠지. 공원에서 만나고 눈으로 보기만 하고 예쁘다- 하겠지. 먹는 것인 줄 모르거나, 원추리인 것도 모르겠지. 원추리를 알아보는 나는 흐뭇하고 부유하다. 비록 괴산에서는 공사다망해서 원추리 제 때 뜯어먹지도 못하지만 후후-


다음에 계속.

​​​​​​​​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걷는거 좋아  (0) 2015.03.29
빈집에서 충무로까지 걸어가기 (2/2)  (0) 2015.03.27
빈집에서 충무로까지 걸어가기 (1/2)  (0) 2015.03.27
눈에 얼굴이 비치는 거리  (0) 2015.03.25
아기를 품에 안은 시간  (1) 2015.03.22
마이앤트메리  (2) 2015.03.22


해방촌 빈집 구름집에서 대문을 딱 나서면서부터, 숙대입구까지 걸어가서 4호선 지하철을 타고 충무로 대한극장에 딱 도착하기까지, 23분이 걸린다.

화요일 저녁 강의 듣고 아침에 조조영화 한편 보고 오는 기쁨 :-D

버드맨은, 레이먼드 카버 소설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이 영화속에 연극으로 나온다고 해서 보고싶었다. (이때 안봤으면 극장에서 못볼 뻔 했다. 바로 다음주에 가니까 내렸더라.)

"왜 하필 카버야?"
나도 묻고.

"진짜 카버는 술이 없으면 글도 못쓰는 사람이었다고. 그런데 왜 하필 카버의 연극을 선택한거야?" 마이크도 리건에게 묻고.

나처럼 카버 얘기 듣고 영화를 보러간 사람도 다 묻겠지. 왜? 왜 카버야?


창조,전능,열정,인정,관계. VS 파괴,미침,자학,외로움,내면.
종이 앞뒤처럼 붙어있는 것 같다. 뒷면이 비치고, 글씨쓰면 뒷면까지 배어나오고, 스치면 베여서 쓰리기도 한, 경계가 별 의미 없는 종이.

그 경계를 넘나들면서 온 몸을 깨워 내면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에너지원이, 리건에겐 버드맨, 카버에겐 술. 그래서 버드맨도 술도, 그들에겐 따로 떨어뜨려 나눌 수 없는 삶 그 자체일지도. 마치 중독인 듯 한몸. 좋고 나쁨의 구분없고, 가깝고 먼 거리감이 없고, 한쪽 방향이 아니라, 기우뚱기우뚱 왔다갔다 넘나든다. 내게는 그런 에너지원이 책과 공부.

리건은 연극, 카버는 소설이, 삶을 쏟아붓는 무대. 내겐 도서관과 밴드.

리건에게는 샘, 카버에게는 테스 갤러거.
사랑하는 눈에 비친 사랑하는 이의 이야기를 세상에 흘려보낸다.
나는 결혼과 동시에 내 사진 찍어주고 내 얘기로 일기 써주는 존재는 가능성부터 사라졌지만 뭐, 나는 혼자서도 잘 하니까 괜찮앗 ㅋ

+

발걸음과 딱 맞는 경쾌한 드럼소리가 너무 좋다. 영화보는 내내 귀가 호강이다. 찾아봤더니, 펫메스니 밴드 드러머라고 +_+ 흐오..

눈을 마주치고 목소리를 들으면서가 아니라면, 뭐라도 관계에서 혼자 판단하고 정하고 말하지 말자.

그렇게 생각하니 많은 것이 가뿐해졌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빈집에서 충무로까지 걸어가기 (2/2)  (0) 2015.03.27
빈집에서 충무로까지 걸어가기 (1/2)  (0) 2015.03.27
눈에 얼굴이 비치는 거리  (0) 2015.03.25
아기를 품에 안은 시간  (1) 2015.03.22
마이앤트메리  (2) 2015.03.22
연결  (0) 2015.03.2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