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게 뭐야.

동료샘이 종종 툭 던지는 말이다.
헉, 강하다. 낯설고 신선하고 강렬했다.
직접 듣기 전까지는 내 일상에 없던 표현이었다.
지금도 들을 때마다 유쾌해서, 와하하 웃는다.

깊이 관여할 필요 없는 사건이나
복잡하고 꼬인 상황,
이쯤에서 손을 떼야 할 시점에
이 말은 효과가 강력하다.
즉시 에너지를 거두어들이고
마음을 정리하게 해준다.

알 게 뭐야.
할 만큼 했어요.

 
그러고 나면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다.

아마 시간이 지나고 다시 여기를 떠올리면
이 말이 가장 먼저 생각날지도 모르겠다.
복잡한 마음을 한방에 날려주는 동료샘의 호쾌함에
나는 매번 감탄하고 웃고 구원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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