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까딱하면 죽을 뻔 했다.

인생 파노라마가 눈 앞에 펼쳐졌다.

낮에 보리언니랑 잠시 이야기 나누면서 "나는 배우기랑 책읽기를 멈추면 내가 아닌 것 같다" 는 이야기를 했는데, 오늘 파노라마가 그랬다. 내가 좋아하는 시간이, 내가 좋아하는 내가 되는 시간이 하나씩 좌르르 지나갔다.

4월에 논어 강의를 듣고 있는데, 요번 주가 세번째 강의다. 나는 없는, 그 시간 그 곳의 장면이 눈앞을 스쳐갔다. 무척 서운하고 슬펐다. 더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스물 하나에 물에 빠졌을 때 펼쳐진 파노라마에서는 '간절히 원한 것이 없었구나. 그저 적응하느라 애쓰고 살았구나.' 했는데. 이번에는 다르다. 뭔가가, 생겼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얼마만큼 나를 차지하고 있는지, 알았다.

언제 가더라도, 좋아하는 것을 나중으로 미루지 않고 지금 하고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방황하고 있는 줄만 알았는데, 그럭저럭 잘하고 있다. 괜찮다.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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