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를
집에서 조용하게 혼자 보냈다.

태어나서 처음이다.
이브에는 교회에 있거나
가족이나 친구들이랑 있었는데.
늘 행사가 있던 날이
초도 케이크도 없이 지나간다.


할일은 너무 많은데, 안하고 싶어서 안했다.
나갈 수도 있는데, 안나가고 싶어서 안나갔다.
한번 빼고 매주 가는 광화문도, 마음에 걸리지만 오늘만.
그냥 있었다. 빈둥빈둥.
아, 기타치고 노래 조금 부른 걸 포함한 빈둥빈둥.

그러고 보니 23일에 올해 모든 공식 일정이 끝났다.
강의, 시험, 레포트, 발표, 세미나도, 읽어갈 과제도 없다.
오늘부터 진짜 방학인 셈이다.

날마다 그날의 일, 다음날의 일이 있다가
아무도 안만나고 아무말 안하고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있어도 되는 날이
하루쯤 있는 것이 감사하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니라 벌어야 하는데, 하는 마음에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하다.


자고 일어나면
사부작 사부작 청소를 하고, 반찬을 만들고,
새 다이어리에 1월 일정을 쓰고,
알바를 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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