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언니가
"민경, 나는 역시 ******* 할 때가 제일 행복해. 이렇게 살 수 없을까."

아... 왠지 울컥.

"언니, 저는 강의실에 앉아서 선생님이랑 눈 마주치면서 강의듣고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해요. 피아노 치는 것도 행복한데, 혼자 치는거 말고 피아노랑 맞춰서 노래 불러주는 사람이 있을 때 행복해요. 그러게요. 계속 이렇게 살 수 없을까요."

+

스승의 목소리를 몸으로 듣는 공부. 같이 노래를 만드는 피아노. 두가지가 크다. 얘기를 시작하니까 기다렸다는 듯이 맨처음에 나오는 것이 요 두가지다. 그렇구나.

언니랑 헤어지고 여운이 남아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계속계속 하면서 살고싶은 행복한 일은 그 뿐만이 아니다. 세상에 좋아하는 일이 너무너무 많다.

책 읽고 있을 때, 걷고 있을 때, 좋아하는 작가의 만화책을 볼 때, 사진을 찍고나서 내가 봐도 사람이 너무 예쁘게 나왔을 때, 글을 쓰는 것이 그렇듯 행복하면서도 고통스럽게 일기쓰고 편지쓸 때, 선물하려고 베이킹할 때, 여럿이서 잘 맞추는 음악을 할 때 (아카펠라나 중창하면서 화음 잘 맞을 때, 박이 잘맞아 흥겨운 풍물 할 때, 밴드 공연할 때), 좋아하는 노래를 모으고 가사를 노트에 쓸 때, 수첩에다 좋아하는 젤리펜으로 할 일을 조목조목 정리해서 쓸 때 ​등등등.

​​.. 많아서, 자꾸자꾸 더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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