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어려운 과제는 지금의 현실을 견디는 것이다. 우선은 가짜 만남에 기만당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다음으로는 진정한 만남이 불현듯 찾아왔을 때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기의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 월스트리트 고층빌딩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샆으면 마음껏 노래하고, 총알이 날아들 위험이 있더라도 무슬림 동료들을 보호하라.
이것이 '사랑에 빠지는 것'의 진정한 의미다. 결과가 어떻든 간에 위험을 무릅쓰는 것. 이 숙명적인 만남으로 인해 일상의 좌표가 변경되리라는 점을 알면서도, 오히려 바로 그런 이유에서 만남을 갈구하는 것. 그 밖에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p.18


"사랑이냐 혁명이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주 간단하고 (동시에) 어려운 것일 수밖에 없는데, 그 답은 바로 '사랑과 혁명'이다. 오직 이 관계에서만 사랑의 진정한 급진성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p.29



:: 1. 차가운 친밀성 시대의 사랑

"알다시피 사랑은 재발명되어야만 한다." 아르튀르 랭보는 <지옥에서 보낸 한철>(1973)에서 이 예언적인 말을 던지면서 전통적인 연애관계와 안전성에 대한 갈망을 비판했다. ... 시를 완전히 포기하고 아프리카로 떠난 랭보의 극단적인 탈주가 사랑의 경험에서 받은 실망감때문인지는 지금으로선 그저 추측의 대상일 뿐인데, 적어도 한가지 사실만은 분명하다. 랭보는 사랑을 재발명하려는 충동 끝에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재발명하기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p.33~34

님포매니악이라고 해서 더 깊이 있는 내밀한 관계를 갈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또는 그녀에게는 상대와 유대감을 형성하는 능력, 단순한 섹스를 넘어서 더 깊은 관계를 맺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 -p.41

그러나 사랑에 빠진다는 것의 실상은 예컨대 상대의 응답을 기다리고 (롤랑바르트가 <사랑의 단상>에서 매우 설득력있게 보여주고 있듯이), 공들여 신중하게 메시지를 쓰고, 약속을 조정하는 따위의 일들이 아닐까? -p.45

우리가 살고 있는 기술시대에 사랑은 실제로 재발명되었는가? ... '섹스하는 육체의 시대'에 모든 사람은 잠재적으로 섹스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단순한 섹스가 아니라 진정한 사랑의 재발명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p.49


:: 후희 : 사랑의 급진성


-p.151
(이어서) 그것은 사랑으로 변할 수도 있는 무언가의 첫 번째 급진적 결과이다. '사랑에 빠지는 것'이라는 행위는 아직 사랑이 아니다. ... 달리 말하자면 빠져듦 직후(그것은 여전히 '빠져듦'의 일부이다) - 진정한 빠져듦이었다면 - 에 연인에 대한 집착, 고립에 대한 충동이 오게 된다. 즉 오로지 나와 연인만이 중요해지며 그 밖의 세상, 어머니나 친구에게도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가장 좋은 예는 베르톨루치의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에서 볼 수 있는 원초적인 고립의 장면이다. 이 치명적인 빠져듦은 언제 붕괴되는가? ... 결국 빠져듦을 극복하고 사랑에 도달하는 사람은 폴이다. - p.152

치명적인 빠져듦이라는 게 있다면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에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더 큰 위험성, 솔직함, 완전히 새로운 세계의 여지이고 그로 인한 모든 위험이 빠져듦 후에 오는 다음 단계로 인해 시작된다. .... 정말 충격적인 균열은 두 사람이 아파트를 떠나자마자 일어난다. 사랑에 대한 첫 번째 급진적인 시험은 아파트를 떠나지마자 나타난다. 일단 가면을 벗어버리자 수치스러운 모든 세부적인 일을 알게 되는 순간이 왔다. - p.153



-p.163


p.164


:: 옮긴 이의 말 : 사랑으로 저항하기

사랑에 빠지지 않는 한 사랑은 없다. -p.165

사랑은, 그건이 에로스적 사랑이든 인류애든 간에, 타자와의 만남에서 서로의 차이를 극명하게 발견하게 되는 폭력적인 경험이지만 아울러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접할 수 있게 해준다. 저자에 따르면, '사랑에 빠져듦'은 "결과가 어떻든 간에 위험을 무릅쓰는 것, 이 숙명적인 만남으로 인해 일상의 좌표가 변경되리라는 점을 알면서도, 오히려 바로 그런 이유에서 만남을 갈구하는 것" 이다. -p.166

자기애적인 사랑에서 벗어나 진정한 사랑으로 '재발명' -p.167




:: 옮긴 이의 글을 읽고 '아 책이 이런 내용이었구나' 했다;;;
다시 읽으려고 옮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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