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적두목같은 한결이 머리를 디카프리오같이 잘라줬다.

 

"엄마 나는 머리카락이 찰랑찰랑한게 좋아. 안자를래."

"머리자르면 오늘 청주에 있는 치과가서 충치 치료하고 포켓몬 카드 사주지~"

"오예!!!! 꼭 사줘야돼!"

 

포켓몬 카드는 이천원이다. 이천원에 기쁘게 머리를 들이미는, 아직 때가 묻지 않은 우리 어린이 :-D

 

옷을 홀랑 벗겨서 알몸인 채로, 큰 비닐봉지에 머리통만큼 구멍을 내서 머리만 쏙 끼우고, 목 둘레를 테이프로 붙인다. 머리 자르는 전용 미용가위 하나면 대략 다 자른다.

 

"엄마, 머리 많이 자르지마. 다섯살 여섯살 동생들이 태산이만 좋아한단 말이야."

"한결이 머리 짧으면 동생들이 안좋아해?"

"응. 머리가 짧으면 안멋있어."

"알겠어. 너무 긴데만 자를께. 금방해 금방해. 앞머리도 자른다!"

"아유유유유! 너무 많이 자르지 마!!!!"

 

요번 머리는 꽤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거울을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욕실에 들어가서 머리를 물로 헹구고 나온다.

 

"멋있다! 잘생겼다! 완전 완전 잘생겼다!"

엄마는 연신 폭풍 설레발 :-D

 

온유가 가위를 들더니 자기 머리를 짤깍짤깍 자르는 시늉을 한다.

 

"엄마 나도 머이 자이야됴 (머리 잘라줘)"

"온유는 할머니가 머리 잘라줘서 아직 너무 짧다. 좀 길면 엄마가 잘라줄께~"

"에이! 나 안노야! (안놀아)"

 

머리는 당연히 엄마가 잘라주는 걸로 알고 맡겨주는 예쁜 아이들. :-D

갈수록 자르는 시간도 짧아지고 정교함도 늘고 있는 것 같다. 크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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