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종일 집안 정리를 했다. 애들이 아침에 할머니네 놀러가서 더 어질러지지 않고 청소를 할 수 있었다.

밖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는데 날씨가 너무 좋다. 공기가 투명하고 춥지도 덥지도 않다.

'하, 이렇게 날씨가 좋은데. 걷고 싶어라.'

그리고 바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어딜 가. 오늘은 아냐.
집 정리 다 못하면 더 힘들어져.'

잠시 슬펐다.


엊그제 배우고 온 논어 강의 녹음을 틀어놓고 들으면서 설거지를 하고 걸레를 빤다. 내가 집안일에 "인"한 사람은 아니지만, 내가 서 있는 지금 이 자리에서 잠시 "인을 행하는 것"은 할 수 있겠다. 강의 들으면서 꾸역꾸역꾸역꾸역꾸역꾸역 한다. 그래. 공부하고 왔는데 삶이 바뀌어야지. 꾸역꾸역꾸역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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