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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9년 전 오늘 일기다.

자꾸 눈물이 나던 그 마음은 잘 날아와
오늘 나한테 도착했다.
다시 읽어도 글썽글썽 울렁울렁하다.

아마도, 한 세계가 시간이 지나 닫혔고, 타인의 우연한 정중한 대우를 받고 그 세계가 열린 처음이 떠올랐나보다. 그런데 그게 누구였는지 어떤 대우였는지 어떤 상황이었는지, 앞뒤가 하나도 기억이 안나는 것이 함정;; 써놓지 않으면 정말로 다 까먹고 마는구나. 그런데, 안써놓고 다 까먹었는데도 아쉽지 않네. 덕분에 추억에 매이지 않고 오늘이 새롭다. 나도 새롭고 지금 내 상황도 아주 낯설고 새롭다.

9년을 날아온 일기가 "그럼, 오늘은 어때?" 하고 물어보고 가까운 시간을 돌아보는, 오늘 이야기로 거듭난다. 요 맛에 일기를 쓴다 ㅠㅠ


배려해주는 아주 작은 마음에도 그렇게 고마워해야지. 잘 알아채고 싶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가까운 벗님들을 소중하게 모셔야지. 다정하고 정중하게 대우해줘야지.


그리고-
내 눈 앞에 지금 닫히고 있는 세계의 마지막과
열리고 있는 세계의 처음을
잘 기억해두자. 잘 기록해두자. 넘어가고 있다.

이 기록을 또다시 미래의 나에게 선물한다.
다시 읽게 되는 어느 하루를, 구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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