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다섯시 반에 눈이 반짝 떠졌다. 오늘은 인문학 강의 들으러 서울 가는 날.

금요일이 가는 날이면, 수요일부터 온순하고 상냥해진다. 배우러 가는 날이 가까워서다. 마음 복잡해지려고 하면 "이럴 필요가 없다." 한다. 춘추전국시대같은 이런 저런 마음을, 금요일을 기다리는 마음이 싹 쓸어 평정한다. :-D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빨래 다 개키고, 물려받은 옷이랑 꼬맬 옷 정리하고, 아침 밥이랑 반찬하고, 세탁기 돌려서 빨래 두번 널고, 레몬꿀차랑 더치커피 싸고, 애들 밥멕여서 보내고, 정작 나 나갈 준비 하다가 아침 버스를 놓쳤다;;; 그래서 앗싸 시간이 났구나 하고 얼른, 오늘 일기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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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오늘 일기.



이때 일기를 읽으니까 그 때 상황과 그 기분이 살아난다. 차마 쓰지 못한 부분까지 같이 떠오른다. 호되게 힘들었는데, 다 지나왔네. 정말로, 다 지나왔다.

같은 상황이 돌아오면 덜 힘들겠지.
다른 것을 보고, 다르게 움직이겠지.

비슷한 상황에 다시 빠져들더라도, 갇히지 않도록 기록하면서 마음을 잘 살피고, 갇혔다 싶으면 있는 힘을 다해서 얼른 벗어날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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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오늘 사진.
훈씨가 찍어준 내 인생의 사진이다.
봄에 찍었구나 :-D
이 옷, 아직도 입고 다닌다.
오늘 사진도 한장 찍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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