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깔고 엎드려서 <일간 이슬아> 오늘자 글을 읽다가
창 밖을 힐끔 넘겨다 봤는데 해가 이렇게 지고 있다!

너무 좋다. 오늘도 감격 ㅠㅠ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다시 알게 되는 시간이다.
너무 좋아서 다리를 힘껏 바둥바둥했다.



이슬아 작가는 이사를 가나부다.
살던 집에서 있었던 사소한 것부터 거대한 것까지
기억에 남아있는 이야기를 쭉 적었다.

나도 이사갈 때 떠올릴 집 이야기 중 하나를
지금 쓰고 있네.

와, 어스름 하늘.
어디 멀리 멀리 가고 싶어서
마음이 공기속을 떠돌던 시간의 하늘을
매일 같은 곳에 돌아와 보고 있다니
옷을 거꾸로 뒤집어 입은 기분이다.

이를테면, 양면잠바 :-D
무늬의 방향은 안팎이 바뀌어도 착용감이 같아 ㅋ



어디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좋았고
어디 가고 있는 중인 것도 좋았다.

지금 집에서는
매일 같은 방향을 보는데 질리지도 않고
와 오늘 하늘도 미쳤다, 왜 이렇게 좋아, 하면서
찰칵찰칵 사진을 찍는다 :-D

할 수 있는 한 여기 오래 있고 싶다고,
바라보는 동안은 생각한다.
같은 것을 바랬던 곳에서 머물 수 없던 덕분에
여기에 왔다. 여기서도 같은 생각을 한다.
다음에 가게 될 곳에서도 지금처럼
오래 있고 싶어지면 좋겠다.

당연하지 않은 하루.
이것으로 마지막일 수도 있는 하루.
그리워할 것들을 충분히 저장하기도 전에
다음의 시간이 너무 빨리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아,
좀 더 부지런해야지, 한다.

하늘과 바다가 닿은 인천의 저녁하늘을
잔뜩 머금어두고 있다.
있을 때 실컷 봐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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