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과도기. 한 상황에서 다른 상황으로 건너가는 하루씩을 살아내는데 힘을 잘 쓰기로 하자. 어제의 삶을 잘 마무리하는 동시에 내일의 삶이 이미 시작되고 있는 걸 지켜보는 오늘을 살기.

누덕도사가 머털이한테 징검다리를 건너게 할 때, 이렇게 보면 한걸음 사이가 까마득한 낭떠러지고 저렇게 보면 잔디밭에 디딤돌 건너는 것인 상황에서, 머털이가 할 수 있는 것은 눈 딱 감고 다음 발을 디디는 것이었던 것 처럼, 할 수 있는 것을 하면서.

내가 키워내고 싶은 내 싹에 오늘도 물을 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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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님이랑 새해 처음 만나서 나눈 얘기가 너무 재밌어서 써둔다.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몸 온전히 마음 온전히 정신 온전히 간수하자. 자살하지 말고, 아프지 말고. 몸 마음 건강하고 정신이 온전하면 뭘해도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어."
"너를 구원하는 것은 너의 글이야."
"죽어도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우아하게 죽자. 더러운 강 같은데 빠지지 말고, 어디 매달지도 말고, 높은데서 뛰어내리지도 말고, 비행기 값을 벌어서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 가는 거야. 저체온증으로 잠든 모습 그대로 갈 수 있어. 심지어 썩지도 않아. 이렇게 애써서 죽을 힘으로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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