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수 샘이 그랬다.
다 할 수 있다고.
시간을 밀도있게 쓰면 된다고.
한가지로 만족할 수 없고, 내 뒤에서 주렁주렁 기다리는 욕망을 다 충족하면서 살고 싶으면 부지런해지면 된다고.
물이 불어넘쳐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건넌 다리,
큰 비 온 뒤 젖은 산 공기냄새,
울퉁불퉁 돌멩이와 낙엽이 깔린 젖은 길,
많은 물이 우르릉쿠르릉 낮게 흐르는 소리,
선유동 큰바위가 바로 보이는, 다리 전에 꺾어지는 길,
30분 있으면 넘어갈 끄트머리 옅은 햇빛.
"맞아, 다 할 수 있어!"
열려라 참깨 주문.
주문을 외우면 그때의 선유동이 짜잔 펼쳐진다.
오늘도 일찍 일어나 이것저것 정리한다.
이놈의 집안일. 할 일이 태산이다.
도서관 일도 너무 많아지면 '이놈의 도서관일'이 되겠지 ㅋ
삶을 가지런히 정돈해야지.
그리고 어디든지 당당하게 가고 무엇이든 당당하게 해야지.
처음 마음과 풍경이 눈앞에 다시 살아난다.
나는 또 선유동 젖은 길을 걸으면서
부엌의 수저와 그릇을 제자리에 넣으면서
아침 반찬은 뭘 만들까 냉장고를 열어보면서
빨래를 개키면서
선생님 이야기를 열심히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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